여행기

[인도17일째] 'nature's call'의 의미를 깨닫다

정인숙 2010. 2. 14. 21:18

'wake up call'이 울리지 않아 늦잠을 자버렸다.

 깜작 놀라 일어나니 7시. 출발이 7시 반인데... 이런 이런~~.

 

급히 짐을 싸고 나온다. 그 와중에도 아침식사를 챙겨 먹었으니 ...

오늘은 버스를 타고 잔시역으로 가서 보팔가는 열차를 탈 예정이다.

교통편이 들쭉 날쭉하니 먹을 수 있을 때 양껏 먹어야한다.

어째 다람쥐나 청솔모가 연상된다. 몸안에 더 이상 넣을 수 없을 때까지 먹이를 채워넣는...

 

버스는 끝없이 평원을 가로질러 달린다.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노란 유채밭이 펼쳐진다.

두어시간 정도 달리다가 쉬면 일행들은 유채밭 속으로 들어간다.

 

인도에 와서 비로서 'nature's call'의 의미를 제대로 깨우쳤다고 할까.

자연스럽게 자연에 묻혀 일을 보고 서로 즐거워한다.

이제는 나름대로 노하우도 깨우쳤다. 벽돌이나 큰 돌맹이로 양쪽에 받침돌을 만들고... ^*^.

 

Vicky는 굳이 화장실있는 곳을 찾지 않아도 되니 아주 만족스러워한다.

버스가 정차하는 시간도 줄어 좋다고...

 

다섯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이 잔시역. 열차가 1시간 연착되었다. 이 정도야 뭘...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잔시 역에서 출발 네 시간을 달려 내리니 보팔역이다. 시간은 9시가 넘었다.

어두운 밤길을 달려 숙소로 간다. 허름한 숙소. 이 정도야 뭘... 잠이나 자자~~

 

 

유채꽃을 감상하고 ...?? 

 

 

 잔시역

  

 틈만 나면 열공하는 일행들 ㅎㅎ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두 아이가 모두 비실 비실하다.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내내 보채지도 않고 찬 바닥에 누워있다.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켜보자니 엄마의 품안에 아기가 또 한명 안겨있다.

엄마가 아이들을 차례로 철길쪽을 향해 앉힌다.

일을 보고나니 페트병 물로 닦이니 끝.

다시 아이들은 찬 시멘트 바닥에 누워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