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인도15일째] 고속도로서 역주행에 후진까지!

정인숙 2010. 2. 11. 23:41

           # 아침 7시. 안개가 여전히 짙다. 안개 때문에 길이 막힐까 일찍 출발하였다.

             인도의 내륙에 위치한 카주라호로 가는 길이다. 출발은 신나게 하였으나, 10km도 못가서 막힌다.

             안개로 인해 차선 2 개가 다 막혔다.

 

             우리가 "어어어~ "  하는 사이에 고속도로 가운데 경계를 건너 반대편으로 버스가 들어간다.

             그리곤 유유히 역주행~. 두 차선 중 다른 한 개 차선은 역주행하다가 막혀 버렸다.

             그러니까 고속도록 양쪽 4개 차선이 모두 한 방향.  일방통행로가 되어 버린 셈이다.

 

             우리의 초조한 마음과는 아랑곳없이 버스는 속력을 낸다.

             그러다  차선이 막히자,  이번에는 후진~~! 가운데 경계를 넘어  먼저 다니던 길로 들어간다. 

             원래 다니던 길이 다행이 뚫려 있다. 이제 제대로 길을 잡은 셈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물류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어떤 기사들은 아예 차선위에서 음식을 데우고 짜이를 끓여 마신다.

             길이 막히면 길 위에서 자고(운전석이 상당히 넓다) 먹고 한다지.

 

             사고로 뒤집힌 차가 보인다. '휴~~!'

             기사 분이 운전을 잘 하신 것인지, 운이 좋은 지 버스는 꽉 막힌 도로를 뚫고 카주라호로 달린다.

 

             시골로 접어들수록 하늘이 맑다.

             작은 시장이 열린 마을을 지나치자, 시장에 나와있는 사람들이 전부 손을 흔든다.

             음식을 튀기다가도 빵을 굽다가도 손을 흔든다. 

            

             혼잡한 마을 길에서 버스가 잠시 정차하였다.

             사람들이 토마토, 가지, 양배추, 구아바 등을 조금씩 쌓아 놓고 앉아있다. 어릴 때, 익히 보아온 풍경이다. 

             

             차창을 열고 "토마토!"하며 10루피를 내미니

             상인은 천칭에 토마토를 담고 그 옆에 있던 사람들이 앞서서 돈 심부름을 해준다.

             물건도 그 사람들이 갖다주고... 다시 "구아바!"하니 상인보다 그 옆 사람들이 더 분주하고 신나한다.

 

             구불구불 산길을 계속 달린다.

             덜컹~, 쾅~! 멀미가 나서 버스를 세워달라고 했다.

            

             Vicky가 동네 아주머니에게 급히 소금을 얻어와 내게 내민다.

             그 정성이 갸륵해 입안에 넣고 녹여 먹고, 녹여 먹고...  이제부터는 맨 앞자리,  Vicky옆이 내 자리다.

 

 

버스가  어느 길가에 정차하면 알아서들 자연 화장실을 찾아가고.... 점차 인도화 되어간다.

 

 길가 식당서 탈리를 맛있게 먹는 팀원들.

 

 

 식당 풍경

어딜가나 달콤하고 따끈한 짜이를 판다.

 어린 여자 아이가 밀가루를 반죽하여 엄마에게 주니 아궁이 위 솥뚜껑에 구은 다음 아궁이 장작불위에 던진다.

그래도 짜파티가 재 투성이가 아니다... 신기하다.

짜이를 파는 아이

 

 

이번 여행에서 손으로 밥 먹는 것을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못했다. 

 

           # 버스 안에서 하릴없이 자다가 깨다가 보니 캄캄한 숲길이다. 데칸고원을 지나고 있다.

             인도의 중앙에서 남부까지 걸쳐있는 넓디 넓은 고원지대다.  

           

            Vicky가 이곳에선 사자나 호랑이도 나온다며 조그맣게 이야기한다.

            선생님들이 아시면 놀란다고 이야기하지 말란다.

            참 귀엽기도 하지~~.

 

            밤 9시. 드디어 카주라호에 도착하였다. 수많은 별이 밤하늘에 빛나고 있다.

            모두들 탄성을 지르며 밤하늘 별자리를 찾는다.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신다. 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맞는 깨끗한 밤하늘이다.

 

            밤 열시. 이웃 호텔 레스토랑서 저녁밥을 맛있게 먹었다. 350루피짜리 식사다. 인솔자 쌤이 50루피를 깍았다.

            처음 인도에 왔을 때는 400루피 짜리 식사도 암말 않고 먹다가 이제는 200루피가 넘어가면 모두들 비싸다고 한마디...

            인도식으로 변한 증거다.

 

            우리 입맞에 맞게 조리한 인도 음식을 배불리 먹고 두둑해진 배를 안고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