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제13일 - 쉬지 말고 정진하라

정인숙 2010. 2. 8. 23:14

           긴 시간 동안 열차에 시달린 탓에 쉬이 잠이 들었지만, 새벽녘이 되자 경적과 소음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더구나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할수없이 일찍 일어나 식당으로 내려갔다.

           오우~ ! 흰 죽과 양배추를 삶아 볶은 요리.  기름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우리네 양념으로 ...

          

           티벳 사람들이 성지 순례 차 많이 오기에 그쪽 음식을 준비했나보다.

           부처님의 은덕으로  입에 맞는 음식을 순식간에 비우고 바깥 구경에 나섰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곳으로 걸어간다. 따라가보니 가까운 곳에 마하보디 사원이 나온다.

 

          불교 4대 성지 중 가장 중요한 곳,  마하보디 사원.

          고다마 싯다르타, 붓다가 보리수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곳.

          (부다가 태어난 룸비니, 처음 설법을 편 사르나트, 열반에 든 꾸쉬니가르가 나머지 세 곳)

 

         "오직 스스로를 등불로 삼아 의지하고, 나의 가르침인 법의 진리를 등불로 삼아 의지하라.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쉬지 말고 정진하라."

 

 

마하보디 사원 입구

 

아침 7시경. 벌써 많은 사람들이 사원 주위를 돌고있다.

 

 아쇼카 대왕 재위 시절에 처음 건설된 마하보디 사원

 

           불교는 10세기 이후 인도에서 점차 잊혀졌다.

           심지어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여기 깨달음의 장은 동물 희생제가 난무하는 힌두교 사원으로 변해갔으나,

           1882년 미얀마 왕실의 노력으로 개 보수하여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다.

           1953년 인도 공화국은 60년간의 법정 소송끝에 보드가야 일대를 불교도들에게 돌려줬다.

 

 

 

 

              아쇼카 대왕 시절 석주

 

 티벳과 부탄에서 온 승려, 신자들

 

              이분들은 부처님이나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앞에 놓고 경전을 읽거나 절을 한다.

              가난한 이들이 여기까지 오려면 적지 않은 경비가 들을텐데... 신앙의 힘을 생각케 해주는 경건함.

 

             사원에 들어가서 절을 하니 공양음식을 나누어준다. 나에게는 큰 과자봉지를 주신다.

             대부분 가난한 신자들이 정성들여 좋은 음식을 공양한 것인데... 일행들과 감사하며 나누어 먹다.

 

 어린 스님들이 많이 보인다.

 

 

 오체투지하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정진에 힘쓰고 있다.(멀리서 렌즈로 잡음)

 

 서양인 불교신자들이 눈에 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나무.

성스러운 나무답게 엄청나게 크게 자랐다.

붓다는 깨달은 후, 일주일 간 보리수만을 바라보며 명상에 빠졌다고 한다.

 

 

 

 

 

 

 

 

 

 

 

 

티벳인들이 단체로 순례를 왔다. 아침 식사로 빵을 나누어준다.  

 

 

내가 경전을 보고싶어하자 한 스님이 티벳 불교경전을 보여주셨다.

 

 

 

 붓다의 발자국(0.9m). 붓다가 깨달은 후 첫 발을 디딘 곳.

발자국 가운데에 바퀴와 물고기가 새겨져 있다.('부처님, 죄송합니다' 하고 한 컷~!)

 

 

 

 

 

 

 

          오토릭샤를 타고 보드가야의 서쪽, 니란자나 강 건너편에 있는 수자타 마을에 가다.

         

          고다마 싯다르타는 29세가 되던 날,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고 출가한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루에 쌀 한톨만 먹는 극단적인 고행을 선택한다.

         

          하여 6년 동안 먹지도, 자지도, 눕지도 않는 처절한 고행을 하지만,

          도반들이 쓰러져 가고 배로 등뼈가 만져질 정도도 앙상해진 자신의 모습만 남아 고민한다.

         

          극단적인 고행이 과연 올바른 방법일까?

         

          이 시기에 장님 처녀 수자타가 싯다르타에게 우유죽을 공양한다.

          싯다르타는 그것을 받아 마시고 고행만이 깨달음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님을 깨닫는다.

         

          ... 중도...

 

 수자타 마을, 수자타 공양터에 세워 진 수자타가 공양하는 모습.

위 것은 부처님이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데, 아래 것은 부처님이 아주 통통하여 이상하다.

 

담벼락을 타고 올라 구걸하는 소녀. 어찌해야 하나...

 

             니란자나 강을 건너자, 지금껏 보아 온 마을보다 더 가난에 찌들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대대로 불가촉민들이 사는 곳이란다. 

          내내 우리를 따라다니며 애절한 눈빛을 던지는 사람들...

          돈을 얻지 못하면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공양터와 수자타를 기념하는 스투파를 보고 전정각산은 오르지 못했다.

          어제 종일 걸릴 일정을 오늘 오전 안으로 끝내고 바라나시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정각산 아래에 있는 수자타 아카데미와 병원을 꼭 방문하고 싶었는데...

          어제 오스트리아 여자에게도  한국인이 세운 학교라고 자랑했는데...

          거기서 일하는 자원 봉사자들을 보면 내 삶도 깨달음이 오지 않을까 싶었는 데...

         

          오토릭샤가 지름길로 간다며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아무렇게나 지은 흙집... 시커먼 굴속 같은 집에 한 사람이 웅크리고 앉아있다.

          

          아이들은 왜 그리 많은지... 흙 먼지 ...  흙 먼지에 쩐 아이들 ...

          우리는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고 묵묵히 쳐다만 볼뿐이었다.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눈 앞의 사실 ...

 

 

 수자타 공양터에 삽시간에 모여 든 아이들. 달리는 오토릭샤를 끝까지 쫓아오며 구걸한다.

 

 수자타 스투파

 

 바라나시로 가는 길.

운전석 앞에 힌두 신이 놓여있다. 고속도로 가운데에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이 생겨버렸다...

 

 휴게소에서 쉬다. 짜파티 만드는 화덕.

 

 

 

 

먹기 힘들 정도로 엄청 달다.

 

 

 사모사

 

짜파티.

밀가루를 반죽하여 슥슥 밀고, 떼어내 납작하게 손으로 민다.

 화덕에 착 넣어 구워지면 집게로 꺼낸다. 따끈하고 고소한 맛~.

 

 

 

 

 

 

 

 일행들이 연이어 병이 났다. 오한과 배탈로 고생 중인 이 분은???

 

            어두워지다. 여섯 시간 정도 걸려 바라나시 도착하다.

            앞으로 오일간은 열차를 타지 않는다. 더구나 이 호텔에서 이틀간 묵는다.

            빨래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