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제10일, 아그라 - 오! 내사랑, 뭄타즈

정인숙 2010. 2. 5. 13:49

        열차에서 내려 호텔에 도착하니 오전 8시. 오랫만에 깨끗한 숙소에서 쉴 수 있다.

        이번 여행은 호텔팩. 왕복 비행기, 숙소, 지역 이동 시 교통 연결을 여행사에서 주관하고 그외 일정은 여행자 몫이다.

        호텔은 주로 삼성급이라고 했는데, 가는 곳마다 호텔 시설이 천차 만별이다.

        우리 일행은 지역내에서도 메인팀을 꾸려 함께  다녔다.

        오전에 주로 유적지를 함께 관람하고 오후에는 자유롭게 다니는 형태.

 

      # 파테뿌르 시크리

      무굴 제국을 전성기로 이끈 3대 황제인 악바르 (1542~1605)에게는 후사가 없었다.

      제국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없어 노심초사이던 악바르에게

      이슬람교 성자 세이끄 살림 치스띠가  이듬해 후사를 얻을 거라고 예언한다.

      예언대로 힌두교인 왕비에게서 아들을 얻자, 악바르는 그 성자의고장, 파테뿌르 시크로 수도를 옮긴다.

      대대적인 공사 후 수도를 옮기지만, 정작 이곳이 수도 역할을 한 기간은 고작 14년간(1571년~1585년)일뿐.

      물이 너무 부족해서다. 예나 지금이나 사전 정밀조사는 필수!

 

      안개로 시야가 뿌옇다. 스멀스멀 떠 다니는 안개가 붉은 색 폐허를 감싸고 있다.

      문득 답사 다니던 폐사지가 연상된다. 당간지주와 탑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폐사지...

     

      돌로 웅장하게 지어서인지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5백년 전의 사람들만 끼워 넣으면 오케이!

 

 

 

 힌두교인 왕비(암베르 출신)가 머물던 공간. 후손을 낳아 가장 사랑 받았다고 한다. 제일 크고 화려하다.

기둥은 힌두양식(코끼리 코 모양, 꽃무늬), 돔은 이슬람 형식...

 

 여름 방. 창살로 바람이 드나들다.

 

 

 

 

 

왕의 알현식 내부 장식.  자세히 보니 붉은 대리석이다.

 이 건물 앞쪽 정원에서 왕이 장기를 두었는데, 정원 전체가 체스판이고 시녀들이 말이었다고.

 

 

 

자마 마스지드 안쪽에서... 알쏭달쏭한 코란 구절이 새겨있다.

‘세상은 다리. 그곳에 집을 지으려 말고 지나가라. 순간을 원하는 이가 영원을 얻을 수 있다.’

 

 

 

          자마 마스지드에서 시칸드라로 이동.

          시칸드라는 무덤 건물이 가운데, 그 사방으로 잔디와 키큰 종려나무로 잘 꾸며졌다.

          사슴이 한적하게 풀을 뜯는다. 잔디 끝으로 들어오는 문이 네 군데.

          각기 다른 종교를 수용한 악바르답게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신의종교 양식 등 각기 다른 양식이라고.

          (부인도 역시 골고루~~ 힌두교인, 이슬람교인, 기독교인...) 

          거리가 한참 멀어  정문 외엔 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리와는 크기의 개념이 다르다???)

 

 

 시칸드라. 악바르의 무덤이 있는 곳. 내부에는 장식없이 관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광장에서 오른쪽, 아들을 점지한 이슬람 성자의 무덤을 모신 사원에 유난히 사람들이 많다.

            들어가보니 한 여인이 성자의 관 한쪽 끝을 부여잡고 애절하게 기도중이다.

            아마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기도이리라.

            일어서는 여인의 눈가에 눈물이 흐른다. 인도에서는 아들을 낳아야 대접을 받는다. 어쩐담~~쩝! 

  

 

           저녁식사 후, '타지마할'을 주제로 전통민속공연을 한다기에 거금을 들여 구경 나갔다.

           한국어 번역기가 있다기에 감상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일행들과 무대를 내려다 보며 "오! 내사랑 뭄타즈!" 하며 인도인 억양의 한국말을 변사처럼 주고 받았다.

 

           무대가 오르자, 진짜 "오! 내사랑 뭄타즈!"한다. 번역이 완전 신파조다.

           더구나 마지막엔 인디아 국기를 내세우며 "영원하라, 인디아!"를 외치고...

           엥! 웬 70년대??? 공연 후담으로 다음 날까지 깔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