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반에 조드푸르에 도착하였다. 열차를 몇 번 타다 보니 첫번 째 열차가 깨끗하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어제 밤 누우려는 데 바퀴벌레가 벽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다닌다. 속으로 '아이구머니나!' 소리치고 잠을 청하지만,
침낭 안으로 들어올 것만 같아 자꾸 꽁꽁 여미게된다.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는 데 생쥐가 잽싸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래도 기차 안은 따뜻해서 견딜만하다. 호텔 안에 들어가면 춥고 눅눅하여 도무지 빨래가 마르지 않으니 어쩐담!
겨울에 인도에 가실 때 헤어드라이어 꼭 챙겨가시길~~. 침낭과 속내의, 파카는 기본으로...^*^.
바지 안에 두꺼운 레깅스를 신고 다녔더니 화학섬유라 그런지 탈이 났다. 오늘부턴 추워도 바지만 입고 다녀야 한다....
오늘 아침에 환자 선생님의 남편이 손수 흰죽을 끓였다. 짝꿍이 내 몫까지 챙기도록 도와주어 흰죽을 두 그릇이나 비웠다.
아프면 안되니까...
'사티'에 대해 다시 한번 읽은 후, 호텔 주변을 거닐었다. 호텔 뒤로 걸어 가니 고급 주택가가 나온다.
아침이라 그런지 집 앞 뒤를 깨끗이 물청소 한 흔적이 보인다.
인도에 오면 상위 5% 내외 부자는 못 보고 거지와 못사는 사람들만 잔뜩 보고 간다지.
세계 10대 부호 안에 인도 사람 몇이 낀다는 데...
'Handcraft' 옷가게에 들어가려니 주인이 나와서 열쇠를 따고 구경시켜준다.
여기에 쌓인 옷들은 보통 2천루피(1루피가 25원 정도)이상이다.
맘에 드는 사리 한 벌을 들추어 보니 블라우스, 바지, 스카프 도합 만 2천 루피! 인도의 빈부 격차가 실감난다.
Prep English School도 눈에 띈다. 낯선 사람이 나타나자 아이들이 몰려올 기세다.
수업에 지장이 될 세라 얼른 자리를 비키고 야생화 사진을 찍는 친구를 위해 인도 꽃 사진을 찍었다.
질감과 색깔이 사리와 비슷하다.
오토릭샤를 타고 우메이드 바완 팰리스로 간다.
조드푸르의 마하라자, 우메이드 싱이 민생 구제를 위한 국책 토목 사업으로 지었단다. 방이 총 346개다.
이렇게 지어놓고 유지비는 또 어떻게 충당했을지?
현재도 왕이 머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왕실이다. 왕실을 뺀 나머지는 박물관, 호텔로 쓰인다.
빌 클린턴이 이곳에 머물어 더 유명해졌다.
박물관에 들어섰다. 왕실의 식기류(금, 은제품)에 눈이 어지럽다.
이 나라 사람들은 왕이 이렇게 호화스럽게 살아도 그저 운명이거니 하는 지
박물관 구경보다 우리들 구경하느라 재미있어 죽는 표정이다.
가족과 같이 구경나온 아저씨, 예의 세 가지 질문에다 한가지 더 붙인다. 자신이 몇 살 같아 보이냐며.
한참 낮추어 마흔이라고 하니 42살이라고 좋아하신다. 이어 나에게 몇살 이냐고 묻길래 50이 넘었다니까
그 큰 눈을 더 크게 뜨며 뒤로 넘어가시려 한다.
덧붙여 이 집 주인이라고 조크까지...^*^.
우메이드 바완 팰리스
호텔. 일반인은 접근금지. 사다리 타서 한 명에게 돈을 몰아주자고 ...
구경도 지치고...
오후에 구시가지에 자리잡은 사다르 바자르에 갔다. 우와! 사람에 밀려 다닌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니 길이 난다. 향신료 가게, 옷감가게, 액서서리 노점 등이 즐비하다.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나왔는 지 사람, 사람... 그 속에서 한가롭게 쉬고 있는 소떼.
오토바이, 릭샤, 오토릭샤는 잘도 비집고 다닌다.
갖가지 염색도 직접 하고...
사리 천 가게
사진을 찍으니 얼른 영화배우 포즈로.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상 소녀들
저녁식사로 시계탑 근처, 론니 플래닛에 소개된 노점에서 오믈렛을 사먹었다.
마살라 치즈 오믈렛. 식빵 두 조각 사이에 각종 야채와 치즈가 들어간 커다란 오믈렛이 들어간다.
이렇게 두 조각 더해서 1인분. 25루피(천 원이 안된다). 라씨 12루피, 과일 쥬스가 10루피. 싸기도 하다.
오믈렛 가게에서 한국 배낭 여학생을 만났다. 혼자서 네팔을 거쳐 한 달째 여행한단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남인도를 거쳐 한국에 돌아갈 계획이란다. 당찬 젊은이다.
라씨가게에서 만난 여학생 세 명은 겁먹은 얼굴이던 데 이 학생은 아주 당당하다.
옷도 현지에서 다 구입했단다. 눈빛이 다르다~~.
일행 중 같은 연배 한 명과 다니며 파슈미나, 향신료, 액세서리... 이 가게 저 가게에 들어가 흥정하고 구경하고....
재미있어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다리가 욱씬 욱씬~~. 길고도 짧은 하루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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