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냄새가 심한 호텔이다.
그나마 뜨거운 물이 잘 나오니 다행이다.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또한 다행이고.
# 오전 9시. 버스를 타고 산치로 이동하다.
하늘이 파랗고 햇살이 따갑다.
이제부턴 여름이다. 드디어 겨울을 벗어났다!.
차창 밖을 내다보니 보팔은 호수도시답게 넓은 자연(인공이 아닌) 호수가 흐른다.
흰 요트배가 떠다니면 좋을 파란 물의 호수다.
호수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다.
무엇보다 homeless들이 눈에 띄지 않고 구걸하는 아이들도 없다. 살기가 괜찮은 도시같다.
1시간 정도 걸려 산치에 도착. 불교관련 유적들이다. 입구에 'World Heritage'라고 새겨져 있다.
가는 곳마다 '세계문화유산'이다.
버스로, 열차로 달리다가 언덕에 방치된 유적들도 발굴하며 모두 '세계문화유산'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발길에 채이는 유적더미.....
이곳 불교 유적들은 BC3세기경 아쇼카 대왕 시절부터 시작된다.
1번 스투파(불탑의 초기 이름. 산스크리트어).
아쇼카 왕 시절에 만들어졌다. 입구에서 들어가면 북쪽 토라나가 나온다.
동, 서, 남, 북에 입구 문처럼 세운 토라나에는 부다의 일생이 새겨져있다.
2번 스투파로 내려가다가 1번 스투파를 보다.
토라나에 새겨진 조각.
북쪽 토라나.
마야부인이 태몽인 코끼리 꿈을 꾸는 것을 새겼다.
당시 농경생활도 조각으로 새겨 남겼다.
요정의 모습
아쇼카 석주.
상단의 사자 조각을 근처 고고학 박물관에 볼 수 있다.
BC 3세기에 조성된 석주 옆에서.
사원. 이곳에서 화장도 했다.
그리스 양식 석주가 남아있는 사원 터
아쇼카 대왕 자녀들이 머물며 불교 공부 및 수행하던 사원 터.
돌로 네 겹을 쌓아 벽 두께가 족히 1m 넘는다 (집을 지으려니 유심히 눈길이 ^*^).
우리집도 튼튼, 단단~~. 이천 년 이상 견고하게 ^*^.
돌 그릇. 공양 받은 음식을 모았다.
제2 스투파.
토라나는 없고 각종 불교 조각이 정교하다. 연꽃무늬, 코끼리, 말, 사슴 등...
내 키와 비교 ㅎㅎ.
불교조각
다양한 연꽃 문양이 좌르륵... 똑같은 문양이 없다...
불교 유적지에선 경비원도 하품만 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이니 지키긴 지키는 데... 아무런 통제도 않는다.
2번 스투파에서 다시 1번 스투파로 오르는 길. 바닥도 예술이다.
3번 스투파
약속한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네루가 새로 만들었다는 불교 사원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산치 고고학 박물관으로 이동한다.
박물관 입구에 아쇼카 석주 상단 부분 네 마리 사자상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다.
기원 3C 작품이 아무런 보호막없이 놓여있다.
박물관마다 가까이서 구경은 잘하건만 쩝~.
유적지 동네답게 불교 유적들이 참으로 많다. 다리 아프고 지쳐서 보기도 힘들다.
여기서는 기원 3C 글씨인 빌리가 새겨진 돌들이 보인다. 선명하다. 그 글씨들을 수첩에 그려본다... 무슨 내용일까.
다시 보팔로 나오다. 오후 세시.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났다.
남인도 식당에 들르니 음식들이 새롭다. 볶음밥, 도사, 우땀파, 라씨등을 맛있게 먹다.
이제부턴 인도 음식에 다시 맛들여야지. 갈 날이 멀지 않았으니...
#4시. 네 명이 오토릭샤를 타고 호수로 나갔다.
너른 호수 너머로 이 도시의 집들이 숲을 끼고 드러난다.
유럽의 집들 같이 멋진 풍광이다. 중화학 공업의 중심지라더니 집들도 꽤 현대적이다.
호수 옆 공원 길에 들어섰다.
잘 차려입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 저기 연인들이 눈에 띈다.
지나가는 청소년들이 여학생들에게 작업을 걸고 있다.
여자애들은 깔깔거리며 뛰어 가고...
그네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우리끼리 추측한다. 유쾌한 젊음~~.
얼음을 갈아 나뭇가지에 끼운 다음, 색색의 단물을 뿌려 판다. 얼음보숭이??? ... 결국 못 먹고 ...
한껏 멋을 내고 여학생들에게 작업을 걸다가...우리를 보고는 사진 찍자며 달려든다.
아니! 이 녀석들이 어느틈에 내 어깨에 손을 턱 걸치고... 사진 한방 찍고는 얼른 여자애들 쫓아가라고 보냈다.
지혜롭게 머리를 써서 용감하게 대쉬하라고 한마디하며...
지나가던 인도인이 어디서 왔냐며 말을 건다.
그 사람은 펀잡과 보팔을 오가는 버스기사란다.
계속 우리 옆에 붙어서 야자수, 코코넛, 파인애플, 망고 나무를 일러주며 친구 역할을 한다.
호숫가에는 꽃들이 잔잔히 피어있고 싱그런 바람이 분다.
이 동네 집들은 대단히 규모가 크다.
우리가 보아 온 저택보다 훨씬 잘 지었다. 입구에 차가 한 대, 저 안쪽에 또 한 대, 또 한 대...
인도의 부자 동네인가보다...
공원에서 한 가족(알리싸네 집)을 만났다.
젊은 아빠가 다가와 코리아에서 왔냐며 아는 체한다.
(아까 동행한 버스기사가 우리 정보를 친절하게도 알려주고 떠났다.
이 사람들은 처음 본 사람끼리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잘 나눈다.)
알리싸 엄마가 우리보고 예쁘다고 부러워한단다.
엥! 저렇게 예쁜 여자가 우리같이 밋밋하게 생긴 사람을 예쁘다고...
이유인즉, 피부가 하야서 예쁘다고... 까무잡잡하고 이목구비가 선명하여 완전 미인이건만...
지구상의 여자들은 모두 흰 피부를 선호한다???
공원에서 알리싸와 함께
돌아오는 길, 시장길로 접어 들었다.
와! 땅콩 엿을 만드는 가게다.
엿을 자꾸 치대니 하얗게 일어난다.
거기에 땅콩을 버무렸다. 땅콩엿을 좋아하는 남편 생각이 나서 한 박스를 샀다.
배낭이 쬐끔 무거워지겠는걸~~.
엿을 치대는 사람들
꽃가게
# 밤 10시. 부사발 열차를 기다리며 보팔역 대합실에 앉아있다.
오늘은 제발 연착않고 제 시간에 출발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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