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6. 일
월드 뮤지엄 ㅡ 비틀즈 동상, 에드워드 7세 동상 ㅡ 테이트 리버풀 ㅡ 뮤지엄 오브 리버풀 ㅡ 노예박물관 ㅡ 리버풀 성당
리버풀에서 볼거리가 뭐 있나 찾아보다 월드뮤지엄에 가보기로 했다. 거리를 걷다가 공원으로 접어들고.. 공원 구경하다 나오니 바로 월드뮤지엄이다. 밤 사이 부슬비가 내려 길도 동상도 매끄럽다.
월드뮤지엄에 들어가니 그야말로 종합세트.. 중세 때 사용하던 회중시계, 해시계, 망원경, 현미경 등에 우주인.. 공룡뼈에 큼지막한 공룡알까지 많이 모아놨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들어온다.
런던에서 자연사박물관을 보아서인지 유심히 보지 않게 된다. 배가 부른 셈인가.
큰길과 골목을 이어가며 걸어 바닷가로 나왔다. 빅토리아 여왕의 아들, 에드워드 7세 동상이 높이 세워져 있다. 그의 시선은 머지강을 너머 바다로 간다. 동상 머리 위에는 갈매기가 앉아 떠날 줄을 모른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니 비틀즈 동상이다. 역시 바다를 바라보며. 여기 광장에서 비틀즈 노래 버스킹을 한다는데
조용하다. 나이 든 관광객들이 사진 찍느라 웃음소리만. 이른 시간이고 비가 내려서 그런가보다.
유선형의 멋진 건물에 뮤지엄 오브 리버풀이라 쓰여있다. 일단 테이트 리버풀을 찾아 알버트독으로 가보자. 20세기 접어들어 머지강을 낀 해안시설과 부두가 쇠락하여 폐쇄되자 우범단지로 변했다. 이곳을 문화단지로 재개발하여 옛 부두 옆 건물들을 개조하여 비틀즈스토리, 해양박물관, 노예박물관 등 볼거리를 만들고 식당과 카페가 들어섰다. 도크 옆 소금창고를 개조해 만든 테이트리버풀은 현대 미술을 전시한다.
건물외관에 테이트 글자는 있는데 입구가 없다.. 이게 웬일이람? 입구를 찾아 헤매다 기운이 떨어져 아뜩해진다. 부두 입구에 계신 아저씨들에게 테이트리버풀을 물어보니 여기는 리모델링이라 문을 닫고 저쪽 건물로 임시로 갔다나.
터덜터덜 걸어 테이트에 간다. 작은 미술관에서 브릭 설치미술을 전시하고 있다. 허탈해지니 급격히 피곤해진다.
밥을 먹자~~! 앞쪽 뮤지엄 1층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식당에서 점심을 파는구나... 다행이다. 따끈한 수프와 파이 종류를 먹으니 기운이 난다. 뮤지엄을 둘러보니 리버풀의 역사를 챙겨놨다.
노예 박물관에 들어가니 다시 기운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노예를 들여온 나라에서 이런 박물관을 열어 본인들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보여주다니 아이러니하면서 놀랍다.
나오는 길에 Korean Hotdog 가게를 지나쳤다. waiting이 길어 눈길을 끈다.
이층 버스를 타고 리버풀성당으로 간다.
구글 덕분에 도시를 헤집고 잘 찾아다니니 다행이다.
앨버트 독 풍경
해양박물관과 노예박물관 입구.
리버풀은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전 세계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다. 전 세계 선박이 드나들면서 노예도 사고팔았다. 아프리카에서 끌려와 카리브해 쪽을 거점으로 하여 다시 리버풀에서 매매가 이뤄져 팔려간 노예들. 어두컴컴한 박물관에 노예에 관한 자료를 모아 놨다. 노예들이 이동한 경로와 배에 어떻게 태워 데려왔는지 이런 자료를 보고 싶었으나 찾지 못해 아쉬웠다. 제국주의 본거지였던 나라에서 노예에 관한 사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나라의 양심의 수준? 반성의 의미인가...
노예들이 서아프리카에서 끌려와 긴 항해 끝에 처음 밟는 땅이 리버풀이라고.
리버풀 성공회 대성당. 1904년 착공하여 1978년 완공. 준공식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할 정도로 웅장한 성당이다.
성당에 들어가니 성가 소리가 들려온다. 조용히 앉아 미사에 참여. 신부님 설교도 듣는다.
노예제도 인종차별 평화.. 방금 전 노예 박물관에서 잔인한 노예무역과 차별에 항거하는 목소리를 듣고 왔는데 설교도 그 연장선이다. 오늘의 주제인가.
숙소 건물. 지쳐 들어와 저녁을 챙겨 먹고.. 다시 가방을 싼다. 내일은 런던으로 갈 예정. 이제 돌아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 기운 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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