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 ㅡ 노르헤임순드 ㅡ 에이드 피오르 - 하르당에르 자연센터 ㅡ 뵈링 폭포 ㅡ 에이드 피오르 ㅡ노르헤임순드 - 베르겐
아침에 일어나 창밖 먼저 내다본다. 오오~! 날이 개어서 파란 하늘이 보인다. 7시 25분에 노르헤임순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니 서두른다. 어제 힘겹게 사온 재료들로 샌드위치를 만들고... 아침 식사를 하고... 버스 터미널로 이동한다. 어제는 한없이 멀었던 길이 십 분 정도 걸으니 도착! 어제 미리 탐색해 뒀으니 오늘은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다닌다. 매사에 힘듦과 기쁨이 공존하니 크게 마음이 요동칠 일도 없거늘...
버스에 승객이 별로 없으니 넓은 창을 낀 자리를 혼자 차지하고 풍경을 만끽한다. 한 시간 반 달리니 노르헤임순드. 여기서부터는 페리를 탄다.
예약한 티켓을 보여주면 그대로 탑승... 한 곳에 오래 머물고 싶으면 더 머물러도 되는 시스템인 듯하다. 하르당에르 피오르는 송내와 내뢰를 다 합쳐 놓은 풍경이다. 어제의 짜증을 다 씻어내리 듯 가슴이 벅차오른다. 페리에 승객도 많지 않아 호젓이 즐길 수 있어 더 좋다.
페리가 가까운 거리에 설산을 끼고 짙은 파란색 물결을 가르며 협곡을 나아간다. 곳곳에 보이는 작은 빨간 목조 집들이 바로 휘떼(Hytte-별장)구나. 노르웨이에 40만 개나 된다는 휘떼. 노르웨이 인들은 자연의 흐름대로 홀로 쉬는 걸 좋아해서 전국 어디서나 대여할 수도 있고 자신이 소유한 별장이기도 한 휘떼.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전기도 수도도 연결 안 되는 거 같다. 설산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고... 겨울에는 눈을 녹여서 먹고... 물고기 잡아서 먹고... 태양 빛에 따라 생활한다는데...
어려서부터 저렇게 자연과 공존하며 생활하니 사람들이 단단한가 보다. 외모는 소탈하고 내면이 꽉 찬 사람들에게서 풍겨 나오는 소박한 매력이 저런 삶에서 쌓이는 거구나...
12시에 하르당에르 자연센터에 내려준다. 높은 산들 아래로 계곡 물소리가 청량하다.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공원 영상을 틀어준다. 마치 내가 비행기 조종사인 듯 파노라마 영화로 넓디넓은 자연을 접할 수 있다. 국립공원의 사계절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안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자연센터 앞 건물에 식당이 있다. 커피를 시켜서 점심을 먹는다. 여기서 파는 샌드위치는 보통 소시지나 햄 등만을 간단하게 넣어 빡빡한데 우리는 채소를 풍성하게 넣고 오믈렛을 얹어서 만들어 먹기도 좋고 입맛에도 맞고 딱 좋다. 과일도 충분히 먹고 바깥 구경에 나서다. 사람이 없는 집들이 늘어서 있다. 산양이 보이고... 시골 농가도 깔끔하다. 간간히 들러 산양을 돌보는건지.
버스를 타니 뵈링폭포에서 내려준다. 주차장에서부터 거대한 물소리가 들린다. 200m에서 떨어진다니...
눈 앞에 거대한 설산 아래 깊이를 가늠키 어려운 폭포가 떨어진다. 한 군데가 아니라 몇 군데에서... 처음엔 전망대 가까이 가기에도 후들후들 떨리더니 곧 적응. 아래쪽 전망대로 내려간다. 폭포가 떨어지면서 무지갯빛을 영롱하게 띄운다.
한 시간 여 관람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버스 에 오르는 사람이 없어서 버스 앞에서 사진 찍고 노닐다 출발시간이 지나 후다닥 버스에 올라가 보니 다들 앉아 기다리고 있다. 아이고~! 면구스러워라~~.
티켓만 주고 각자 알아서 타고 내리는 시스템이라 시간 체크를 잘해야 한다. 다시 페리를 타고 에이드피오르 깊숙하게 들어간다. 울빅에서 잠시 쉬었다. 거대한 페리가 정박해 있다. 세어보니 11층인가. 나도 저런 페리를 타고 여행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하고... 마을을 둘러보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갔다.
벌써 6시가 넘었다. 우리네 동네 분식집같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시켜 먹고... 다시 배를 타다. 마지막 한 장면까지 다 눈에 넣고 머리에 새길 듯 온몸으로 만끽하고 노르헤임순드에 도착. 버스를 타고 베르겐에 돌아오니 8시가 넘었다. 아직 해가 떠있어 환하니 시간이 자꾸 헷갈린다.
오늘은 문을 활짝 열어놓은 마트에서 간단히 먹을 것을 사서 숙소로 들어와 과일을 먹으며 쉬었다. 사과와 바나나, 베리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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