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보그성 - 루이지애나 미술관
잠에서 깨어나니 6시. 아홉 시간 정도를 잤나 보다. 옷이 땀에 흠뻑 젖어있다. 그래도 푹 자서 그런가 어제보다는 훨씬 낫다. 잠을 잘 자니 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다.
오늘은 햄릿의 흔적을 찾아 크론보르 성으로 간다. 우리 숙소가 노르드하븐역 근처니까 헬싱괴르역에서 내려 걸어가기.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낯선 곳에서 길을 나서면 항상 긴장된다. 서유럽과 달리 여기는 가까이 붙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인구밀도도 높지 않아 소매치기 위험은 낮아 다행이다. 기차를 타보니 쾌적하고 바깥 풍경이 일품이다. 파란 하늘아래 펼쳐진 들판과 바다... 초목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움에 취하다 보니 금세 다 왔다.
헬싱괴리역은 고풍스러운 건물이 박물관 같다. 역사를 나오니 바다가 보이고 바다 건너편에 성이 고즈넉이 앉아있다. 바다 위의 성에 이끌려 발길이 저절로 다다른다.
헬싱괴르 역
크론보르성. 햄릿의 배경이 되었다는 성이다.
크론보르 성 안마당과 내부 모습. 내부가 거대하니 사진에 들어오질 않는다.
으스스한 지하통로도 있고
주방도 있다
햄릿이 어느 커튼 뒤에 숨은 사촌을 죽인 것일까. 어머니와 삼촌의 밀회 장면을 본 게 어느 방일까. 햄릿의 배경이 되었다니 자꾸 연상이 된다. 햄릿의 고뇌와는 무관하게 궁의 사면 출입구마다 들어가며 구경한다. 어느 홀에 들어가니 실내악 연습이 한창이다. 조용히 의자에 앉아 음악 감상도 하고..
지하 통로에 들어갔다가 미아가 될뻔했다. 서양인 커플이 있어서 잽싸게 뒤쫓아갔건만, 어찌나 걸음이 빠른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핸드폰 불빛으로 안내판을 찾아 무사히 나오다 휴~~!
궁 밖으로 나와 바깥 작품 전시관에 가본다. 아이들이 즐길 몬스터 그림과 움직이는 조각상들이 재밌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계속 긴장하게 만드는군..
크론보그 성을 나오며 아름다운 모습을 뇌리에 새기고자 자꾸 뒤돌아본다.
역에 가기 전에 동네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멕시칸 음식을 먹었는데 쏘 쏘~^^
루이지애나 미술관으로 가보자. 힘차게 고고~~!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은 실내와 실외로 구성되어 있다. 실내 미술관 첫 관은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작품들이 강렬한 색채로 그려져 있다. 압도하는 색깔과 크기, 주제.. 작품 수도 방대하다. 밖으로 이어진 통로로 걸어가니 어머나~!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상들이 나온다. 통유리창 밖으론 신록이 푸르르다.
작품 배열에 흥분되어 '와~!'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조각상에게 '안녕하세요, 쟈코메티 씨~' 하며 인사를 하고 밖을 내다보니 연못가 풍경과 검은 조각상이 묘하게 어울린다.
호박의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거울 방에선 당혹감과 웃음이. 본태미술관에서 본 작품이어도 당황스럽고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야외에는 헨리무어의 작품들이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다. 봄의 향연과 조각품이 잘 어우러져 기쁨을 선사하는구나..
미술관 밖 바닷가에선 소녀들이 보트를 타고 있다. 기온이 섭씨 13도 정도라 아직 추울 텐데 비키니 차림으로 힘차게 노를 젓는다. 어릴 때부터 저렇게 씩씩하게 자라니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서 건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구나. 여기 사람들은 뛰고, 자전거 타며 달리고.. 동네 짐에선 바벨을 들어 올리며 운동이 생활화.
외모 치장에는 다소 무신경한 듯, 대개 간편한 옷차림이다. 본받을게 많은 사람들..
두 곳 다녀오니 여섯 시.. 피곤하다. 얼른 숙소에 들어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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