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북유럽가기 2일차> 큐켄호프 (2023. 5. 12)

정인숙 2023. 7. 4. 22:50

큐켄호프 - 국립미술관
일찍 잠이 깨었다. 간밤에 숙면을 취하여서 컨디션이 좋다. 기운이 좀 달리지만,  잘 먹으면 괜찮을 듯하다.  숙소에 싱크대는커녕 주방도 없이 달랑 전기주전자 하나뿐이다.  호스트에게 전자레인지 쓸 수 있냐니까 갖다 주었다.  누룽지와  준비해 간 반찬으로 아침을 먹고 큐켄호프로 출발~.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RAI역에서 내려야는데 잠시 수다 떨다가 지나쳤다. 암스테르담이 큰 도시가 아니라, 트램 구간이 굉장히 짧다. rai역에서 내려 예약해 둔 버스를 탔다.  길 찾아다니려면 항상 일찍 나와야겠다.  
버스로 40분쯤 달려가니 들판이 튤립밭이다. 아쉽게도 다 졌다. 저 벌탄으로 하나 가득 피었을 것을 상상해 본다. 큐켄호프 안으로 입장했다. 입구에서부터 꽃들이 반긴다.  갖가지 튤립이 황홀하다. 튤립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게 나무숲이다. 연초록 잎들이 싱그럽다.  넓디넓은 공원 안에서 잘 자란 나무들과 어우러져 그런가  공기가 얼마나 상쾌한 지 가슴이 시원해진다.  호수 곳곳이 보일 듯 말 듯 굽이쳐 있다.  꽃과 돌이 어우러진 산책로.  여기를 지나는 사람들은 다들 행복한 표정이다.  온몸의 세포를 열어놓고 받아들이고서 식당을 찾아갔다. 샌드위치와 피자 등을 시켰다. 값에 비해서 음식이 형편없다.  책에서 샌드위치 준비해 가라더니 이래서 그랬군. 
 
버스를 타러 나오니 줄이 길다. 한참을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왔다.  시간은 벌써 세 시로 접어든다. 국립미술관이 5시까지이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내 마음 같아서는 점심을 간단히 준비해 가서 먹고 얼른 버스 타고 나와 미술관에 갈 텐데 여럿이 움직이니 시간이 자꾸 지체된다. 게다가 사진 찍는 걸 몹시 좋아하니... 내가 여유가 없나 보다. 아니면 본전을 뽑으려는 마음에서? 아무튼, 미술관에 무엇이 있을지 미술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마음을 누를 수  없다. 베르메르 특별전도 한다는데 거기도 가고프나, 참아야지 한다. 
 
날씨는 더운데 길을 잘못 들어섰나 보다. 미술관이 나타나질 않는다. 걷고 또 걷고... 미술관에 다다랐을 때엔 이미 녹초가 되었다. ㅠ 물을 사서 한 모금 들이킨다.  여기도 줄이 길다.  입장해서 가방을 맡기고 기운을 내서 램브란트 그림 앞으로 고고~.  유럽의 미술관들은 크고 넓어서 맵을 잘 살펴봐야 한다. 사전정보도 꼼꼼히 살펴야 하고.  3층 램브란트 관으로 들어간다.  시간도 별로 없고 피곤도 하니 렘브란트만 보고 가야지...  야경은 벽의 한 면을 다 차지한다. 아쉽게도 복원 중이라 유리로 둘러쳐 있고 조금씩 작업 중이라 한다. 

rai건물.  특이한 건물이 많다. 건축가의 자존심을 드러내는 거 같다.

큐켄호프 입구

국립미술관. 건물자체가 예술이다. 

폰델공원. 젊은이들이 모여들더니 털썩 잔디 위에 앉아 하하호호 담소를 나눈다.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진다.

국립미술관에서 렘브란트 작품들을 실컷 구경하고 나왔다. 점심이 부실하여서 미술관 앞에서 바로 식사하고는 시내 구경에 나선다. 많은 사람들이 야외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즐긴다. 오늘이 해가 쨍쨍했으니 더 즐겁겠지. 8시가 다가와도 어두워지려면 아직 멀었다. 트램을 타고 집에 돌아와 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