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오면 하는 작업이 쑥 뜯기와 고사리 꺽기다.
허리가 아파서 한동안 고사리 꺽는걸 포기했는데.. 내 입으로 얼마나 들어간다고.. 게다가 남편도 잘 안먹잖아.. 이렇게 합리화해가며 외면했다.
그런데, 이천 오빠 부부들이 고사리 고사리 노래를 부르더니 여기 오셔서 신새벽부터 비닐봉투 들고 출동~~
우리 밭 앞에 있는 나대지가 고사리 밭이라는데 그분들을 이끌고처음 나섰다. 조금 시기가 늦어 키는 작아도 나름 꽤 굵다. 언니들이 흡족하게 고사리를 해가고 난 후 나도 고사리 포획에 나섰다. 두 번 세 번 꽤 많이 했어도 말리면 조금이다.
지난 일요일에 종희샘이 다녀가셨다. 고사리를 꺽으러 갔으나, 아뿔싸~! 어쩌나.. 찾아보기 힘든 거다. 민제 왈, 어떤 부부가 거기서 열심히 뭘 뜯더라고 전한다. 좀 전에 뜯어갔으니 없는거다. 내가 말려놓은 고사리를 좀 드렸다. 예전에 서산에 오면 얼마나 잘해 주셨는지 기억이 새록새록 선명하기에.
다시 고사리 꺽으로 나섰더니 급기야 남편이 울 밭에서 넘어가는 길을 내줬다. 남의 집 뒷마당을 거쳐가는게 눈에 마음에 무척 걸렸나보다. 새로 길을 내줬으니 앞으로 최소 열 번은 이용해야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