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그리스 여행기 12일일)다시 이스탄불에 가다

정인숙 2020. 3. 21. 21:55

2020. 2. 25, 화요일


데살로니키 -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 사원, 지하물 저장궁, 고고학 박물관, 피에롯티 언덕)


테살로니키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 테살로니카를 둘러보고 밤 비행기로 떠나면 좋으련만, 이스탄불행이 아침에 뜨는 관계로 일찍 나서야한다. 잠만 자고 떠나기에 못내 아쉽다. 이 도시에서는 알렉산드로스의 흔적을 볼 수 있을텐데...

차장 밖으로 보이는 알렉산드로스 동상.  알렉산드로스가 애마 부케팔로스를 타고 높이 날아오르는 동상에서 그의 기상이 전해진다.

안녕, 테살로니키~ 안녕, 그리스~



공항에서 그동안 애써주신 가이드님과 헤어지다. 이분은 많은 지식을 다 전달하지 못해서 늘 아쉬워하신다. 30년 넘도록 그리스에 살면서 그리스를 한국만큼이나 사랑하시며 자긍심을 지니고 일하시는 분, 해박한 지식과 유창한 언어구사로 막힘이 없으면서도 겸손하여 교수님께 설명하시라고 마이크를 넘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행기로 1시간 반 정도 날아서 이스탄불 도착. 시간은 오후 1시를 가르킨다. 시내에 가서 점심부터 시작, 예전에 묵었던 호텔 아래쪽이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눈에 익은 거리와 다리 풍경을 유심히 보았다. 벌써 8년이 흘렀다. 갈라타 다리를 걸어서 고등어케밥을 먹던 일, 이 동네 구석구석을 날마다 걸어 다니던 날들이 아직 눈에 선명한데 시간이 그렇게 흘렀구나.  그동안 나는 50대를 넘어 60대가 되었다.  나이만큼 내 마음밭이 자라났어야 하건만 쪼그라들은건 아닌지 모르겠다.



히포드롬 광장에서 먼저 뱀 형상의 청동상을 보았다. 원래 델피에 있던 것인데 콘스탄티누스가 강탈해 간... 제 짝이 델피 신전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듯하다. 뱀 세마리가 머리를 꼿꼿이 쳐들고 있고 그 위에 세 발 달린  황금그릇이 있었다는걸 뒤늦게 알았다. 델피 박물관에 그림이 있는 걸 무심히 지난거다.  



오벨리스크를 보니 사면의 조각이 다르다. 예전에도 유심히 봤던가..   하기야 소피아 성당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 입장했는데 바로 패스. 단체라 이런 점이 좋네... 역사가 오래된 아름다운 건물에다 각기 다른 신앙을 존중해주어 더 아름다운 하기야소피아 성당. 내부 공사가 진행중이라 예전같은 멋을 찾을 수가 없다. 그때는 아름다움에 놀라 한동안 넋놓고 봤는데... 그후에 여기저기에서 특히 파리와 이탈리아에서 ..내 눈이 좋은걸 많이 보아 그런지도  모른다.



길을 건너 지하물 저장궁에 갔다. 여전히 으스스하다. 에전에는 물이 꽉 차 오른 듯한데 물을 많이 뺀 듯. 메두사는 여전히 괴기스럽다. 거꾸로 쳐박혀서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고고학박물관에 갔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세 군데를 다 둘러보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부터 로마시대까지 아우르는 석상과 묘비, 석관등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알렉산드로스 석관을 유심히 둘러보았다.  주박물관을 둘러보고 샵에 들어가서 구경하고 기념품 사느라 시간을 다 뺏겼다. 선사박물관과 도자기박물관은 들어가 보지고 못했다.  예전에 봤다고 위안을 삼으면서도 아쉽다. 그러게 샵에서 쇼핑하면서 시간 소비하면 안된다니까...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가이드가 샵으로 데려간다. 여기 가이드는 전형적인 관광가이드. 그래도 구도심 사이길을 걸어다니니 기분 전환으로 굿.

한식당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피에롯티 전망대로 올라갔다. 밤이 되니 날씨가 쌀쌀해져서 노천 테이블은 눈요기만, 우리는 실내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애플티로 몸을 녹였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자정 넘어 2시에 출발하려니 온몸이 무겁다. 일찌감치 게이트를 찾아가 구석 자리에 길게 눕다. 한국행 승객들은 전원 마스크 착용. 전장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비행기 안은 수직으로 공기 순환이 된다니 안심이다. 탑승하니 코로나정국이라 그런가 빈자리가 눈에 뛴다. 뒤쪽으로 가니 세 자리가 연속으로 빈 곳이 꽤 있다.  빈 곳을 찾아 앉아 초조하게 마감시간을 기다린다. 드디어 마감이다.

야호~!  길게 누워서 인천까지 갈 수 있다.  이렇게 좋을 수가.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은 내게 온 크나큰 선물이다.




알렉산드로스 동상.



청동 뱀 조각상.  뱀 세마리가 똬리를 틀어 올라가는 형상


오벨리스크.

BC1450년 이집트 파라오 트트모시스 3세가 룩소르 카르낙 신전에 세운 것. 357년에 콘스탄티누스 2세가 전리품으로 룩소르에서 가져와서 알렉산드리아에 세워 놓은 것을 33년 후인 AD 390년에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왔다.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것인데 왜 기단에 로마사람들이 조각되어 있나 했는데 의문이 풀렸다.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자신과 황후, 귀족들, 무희들을 새긴 대리석 기단 위에 오벨리스크를 올려놓은 것이다.











하기야 소피아 성당

532 ~ 537년 건립한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야심작.  높은 아치와 창이 많아 성당 내부가 환하다.  대표적인 비잔틴 양식.

오스만 제국이 점령한 후에는 벽에 회칠을 하여 성화를 가리고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하였다. 덕택에 프레스코화를 보존할 수 있었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함.



이 성당은 피렌체의 두오모 이전까지 세계 최대의 벅돌 돔으로도 유명하고 카톨릭과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성당으로도 유명하다. 문득 이슬람 사원을 카돌릭에서 접수하여 원형이 보존된 곳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진다.  이천년 가까이 원형을 유지하여 감탄스럽다.





이층 벽에 그려진 성화. 아래가 원래 그림 모형도.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주도하는 이맘이 서있는 자리 미흐랍.




성 모자에게 교회를 봉헌하는 유스티아누스 황제




지하 물저장고에서 메두사를 보다






고고학 박물관.  5월에 왔을 때는 꽃과 나무로 어우러진 주변 풍경이 무척 예뻤는데 아직은 삭막하다. 두 번째로 와보니 처음에 봤을 때보다 감흥이 일지않는다.  풍경도 한몫하고... 머릿속에선 예전에 여기서 구경하던 기억만 가득.










알렉산드로스 석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