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5. 토요일
아테네시 입성 - 아크로폴리스 (디오니소스 극장, 오데이온 극장, 파르테논 신전, 니케 신전, 프로필리아, 에릭티온 신전, 아레이오스파고스) 꽃 - 점심 - 제우스 신전 하드리아스 문 - 신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이스탄불 공항에서 아침 8시 35분에 출발하여 드디어 아테네에 도착했다. 가이드샘이 '아르고호' 대원들이 모험을 시작한다며 축하의 말을 건넨다. 이아손은 누구일까.... 어린 시절, 김찬삼의 세계여행이란 책에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꼭 가보고싶었던 나라. 파르테논 신전 아래에 도시가 있다지... 꿈에 그리던 도시가 이곳이렸다. 차창으로 아테네 시가지를 내다보고 고개들어 저멀리 바다에도 눈길을 준다. 저 바다는 에게해겠구나하며.
그룹으로 왔으니 장소를 찾아 헤메일 필요없이 온전히 신화의 세계에만 내 감각을 내맡기면 된다. 버스가 도심 한복판에 정차한다. 가이드가 멜리나 메르쿠리 조각상을 눈여겨 보라고 안내한다. 굳게 다문 입, 의지가 굳건해 보이는 눈... 가이드가 그리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훌륭한 인물이라며 존경을 표한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도 이분이 노력하여 아크로 폴리스까지 도보길을 만든거라니 새삼 궁금증이 더해진다. 어떤 사람일까.
그리스 문화장관이었던 배우 멜리나 메르쿠리(1920 - 1994). '일요일은 참으세요'에서 명랑한 술집 아가씨 역을 맡아 'Never on Sunday''를 부르던 배우. '페드라'에서 젊은 계모 페드라로 나와 그리스 여신처럼 신비감이 넘치는 역할을 한 배우. 배우로서도 탁월했지만, 사회운동가로 그리스를 자리매김시킨 인물이다.
군사정권이 1967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자 그의 가족은 국적과 재산을 몰수 당하고 추방되었다. 해외에서 그리스 민간 정부 수립 운동를 벌이다 1974년 군사정권이 무너지면서 귀국. 1977년 아테네에서 정계에 입문하면서 유럽의 문화 수도 아이디어를 내 아테네가 유럽연합 첫 문화수도로 지정되도록 기여했다.
그는 유렵 여러나라들에게 그리스가 서양문명의 시초임을 일깨우며 그리스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했다. 문화부장관으로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길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만드는 등 국민의 편의와 문화성숙도에 크게 기여하여 그리스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오나시스 재단의 문화센터
문화를 사랑하고 꽃피워 아름답게 계승하길 바라며...
이 길을 걸어가면 저 앞에 아크로 폴리스가 드러난다. 아크로폴리스가 '높은 도시국가'라는 뜻 답게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
파르테논신전을 곧 볼 수 있다. 아테네 여신이 이 도시에 올리브 나무를 선사하여 아테네인들이 아테네 여신을 모신 곳.
먼저 만난 곳이 디오니소스 극장이다. BC4세기에 지었다니 2천 5백여 년 세월을 품은 극장이다. 계단 의자에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리스 글자는 영어 알파벳과 비슷하면서도 몇 개가 다르다. 초보 그리스어라도 익혀오면 훨씬 재밌을텐데... 글자를 유심히 새겨본다. 오늘 밤엔 그리스 알파벳을 익혀봐야지하면서.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흐리고 곧 빗방울이 떨어질 기세다. 이 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면서 깊이 공감했을 그리스인들을 잠시 그려본다.
좀더 올라가니 점점 아테네 시가지가 보인다. 저멀리 항구가 피레우스 항구라고 한다. 저기서부터 여기까지 페리클레스가 성벽을 쌓은거구나 가늠해본다. 발아래 보이는 멋진 극장은 오데이온 극장이다. 로마시대에 조성했기에 보존상태가 좋은 것인가.
극장 두 개만 봤을뿐인데, 그리스 때 극장과 로마시대의 극장이 확연히 차이난다. 그리스 건축을 바탕으로 로마 건축이 발전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다른 도시에 가면 로마시대 건축물이 고대건축물 대우를 받건만, 여기에서 보니 근대 건축물 같은 느낌이 든다^^.
디오니소스 극장.
2천오백년의 숨결이, 체취가 느껴지는 곳. 오래도록 앉아서 돌 하나하나를 찬찬히 음미하고싶으나, 단체이니 따라나서야한다.
뒤돌아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로마시대의 오데이온 극장. 확실히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로마사람들은 건축에 뛰어난 기술을 발휘했으니 기술도 발전했고 세월의 무게도 덜 탔다. 지금도 공연을 한다하니...
여기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일품이다. 멀리 항구가 보이고 그 곁에 파란색 바다가 일렁인다. 아테네 시가지도 넓게 볼 수 있다.
오데이온을 뒤로 두고 좀더 올라가니 돌기둥이 여러개 보인다. 입구 프로필리아를 옆으로 돌아 들어간다. 이 문을 들어서니 저 앞에 파르테논 신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오~~!
날씨가 흐려서 하얀 대리석이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른쪽에 파르테논신전, 왼쪽에 에렉테이온-에렉테우스 신전이다. 아테네 시민들은 우뚝 솟은 배 모양의 언덕에 아테네 여신을 모시는 파르테논과 포세이돈을 모시는 에렉테이온을 세워 그들의 삶과 미래를 의지했었던거다.
프로필리아. 신전으로 들어가는 입구
입구 프로필라를 지난다.
파르테논 신전
파르테논 기둥과 그 안에 있었을 아테네 여신과 박공이 있는 지붕을 그려본다. 저런 거대한 건축물을 어떻게 만들었을까를 궁금해하며. 페르시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아테네 시민들은 탁월한 지도자 페리클레스가 이끄는대로 파르테논 신전을 지어 델로스동맹 자금을 여기에 보관한다.
전쟁이 끝나고 할 일이 없어진 시민들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주어 경제를 활성화시킨 지도자 페리클레스. 그의 잘생긴 얼굴을 떠올려보며 신전 주위를 살펴보았다.
BC447년에 공사 시작하여 BC438년에 완성한 신전. 조각가 페이디아스의 감독아래 건축가 익티노스와 칼라크라테스가 지었다. 동서로 각각 8개, 남북으로 17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동쪽이 입구이며 서쪽 안쪽에 여신상이 있었다. 도리아식 기둥의 정수를 볼 수 있다. 5세기부터는 그리스도교 사원으로, 동로마 몰락이후인 1458부터는 모스크로 사용되다가 1687년 베네치아군이 쏘아올린 포탄이 파르테논 신전에 저장되어 있던 터키군 화약을 폭파시켜서 지붕이 날아가는 등 심하게 파손되었다.
에렉테이온 신전. BC406년쯤 완공. 파르테논 신전에 비해 규모가 작으나, 화려하고 섬세하다.
소녀들이 머리에 이고있는 특이한 형태로 눈길을 잡는다.
이 소녀상 진품 5개는 박물관에 보관중이고 1개는 대영박물관에 있다.
뒤쪽이 파르테논 신전이고 앞쪽이 에렉테이온 신전.
파르테논 신전의 배흘림 기둥이 확연히 드러나고 기둥사이 간격도 일정하지 않다.
에렉테이온 신전은 이오니아식 기둥을 소녀들이 받치는 형태라 특이하다. 게다가 정형화된 바실리카 타입도 아니다.
에렉테이온 신전의 천정 모양.
안쪽으로 문이 나있어 특이한 신전.
에렉테이온 신전을 나와 다시 프로필라이어로 나와 기둥을 살펴보다. 도리아식 기둥. 나와서 왼쪽이 니케 신전이 있다. 아레이오스 파고스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쪽으로 발을 옮긴다. 아레이오스 파고스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꽃 하나를 가르킨다.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끌려가기 전에 꺽던 꽃이라고. 꽃이름이 아스포델루스 ...
낯선 이름인데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가 기억이 잘 안된다. 머릿 속이 뒤죽박죽이다. 정신차리고 아테네의 하이라이트를 잘 보고 가야는데...
아레이오스파고스.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이테스가 아벼지를 살해한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를 죽여서 재판을 받았던 곳.
사도 바울이 전도하다가 끌려간 법정으로도 유명하다.
아스포델루스 꽃
아레이오스파고스에 오르니 바람이 거세다. 저 아래 긴 건물이 신아크로폴리스박물관이다. 저 멀리에 무지개가 떠올라 아테네 초행자를 기쁘게 한다. 앞으로의 여행에 서광을 비쳐주는 징조라 믿고싶다.
아레이오파고스에 오르던 옛 계단길
아레이오스파고스에서 내려와 공원길을 걷는다. 가이드가 나뭇잎을 가르키며 아칸소스 나뭇잎이라고 알려준다. 이 계절에 싱싱한 나뭇잎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어 신기하다. 여기는 봄이 시작되었으니까. 그래도 올리브 나무가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아칸서스 나뭇잎사귀 모양. 코린트식 기둥 문양이 바로 이 나뭇잎 모양이다.
점심을 먹고 제우스 신전으로 갔다. 도로 옆에 있는 하드리아누스 문과 함께 남아있다. 로마시대 유적지라 목욕장터도 보이고. 시내 한복판일텐데 너른 신전터를 그대로 두며 천천히 발굴중인거 같다. 며칠 지나면 야생들꽃으로 가득찰테지. 한적한 장소에서 마음껏 거닐며 구경할 수 있어 좋다.
제우스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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