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이 딱 어울리는 영화... 모든 출연진이 해피엔딩이라서 기분좋은 영화.. '씨네 브런치' 회원들을 해피하게 헤어지게 해준 영화다.
폴라 벨리에는 프랑스 교외 시골, 젖소를 기르는 집에서 자랐다. 엄마아빠는 그지없이 서로 사랑하고 바람불면 날아갈세라 자식들을 아낌없이 사랑하고 지켜준다.
폴라는 큰 딸.
이 집에 꼭 필요한 존재다. 벨리에 부부는 말을 못하는 장애인부부이고 아들도 농아인데 폴라만이 말을 할 수 있다. 폴라는 말이 필요한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인 셈이다.
폴라는 파리에서 전학 온 가브리엘에게 마음을 빼앗겨 합창단에 발을 들여놓는다. 음악교사는 폴라의 음악성을 재빨리 간파하고 열성적으로 그를 지도한다. 한 학생의 재능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 예술의 나라답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가능하리라 믿고싶다.
딸이 파리에 가서 노래공부를 하고싶다하자 엄마는 네가 태어나서 말을 하는게 싫었다고 한다. 딸이 떠날까 두려워서였을까. 나와 다른 세상에 사니 공감대를 이루기 어려울거라 생각했겠지.
이런저런 사건과 갈등 끝에 학교 콘서트에서 폴라와 가브리엘이 듀엣으로 노래하게 된다. 에릭 라 튀쥬 감독은 농아인 벨리에 가족들의 시선으로 소리를 빼고 장면만 보여준다. '아~! 저런거구나' 다른 세계를 접하는 순간 당혹감과 충격으로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노래가 끝나자 기립박수를 받는 딸을 보고 엄마아빠는 비로소 딸의 실력을 인정하게 된다.
그날 밤, 아빠는 딸과 집 마당에 앉아 다시 노래를 들려달라며 떠나라고 허락한다.
드디어 파리 음악원 오디션장에 도착한 가족들.
폴라는 '비상'을 부르고 가족들은 객석에 앉아 폴라의 수화로 그 내용을 이해한다. 가족들이 심사위원 위쪽 객석에 앉아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Mes chers parents je pars
Je vous aime mais je pars
Vous n'aurez plus d'enfants
Ce soir
Je ne m'enfuis pas je vole
Comprenez bien je vole
Sans fumée sans alcool
...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납니다
두 분을 사랑하지만, 저는 떠납니다.
오늘 밤이면 부모님 곁에
더 이상 두 분의 아기는 없어요.
도망치는게 아녀요. 날아오르는 거에요.
부디 저를 이해해주세요. 저는 날아올라요.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음악의 힘일까. 폴라의 청순한 목소리가 가슴에 새겨진다. 옆자리에서도 눈물 훔치는 소리가 들리니 같은 마음을 느낀다.
영화가 끝난 후, 어떤 소감을 나눌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장애를 지니고도 참 당당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가족을 대하니 흐뭇하면서도 따뜻해진다. 내 안의 차별과 편견을 일깨워주면서 마음을 열게 해주는 영화...
'영화가 사람을 보듬는구나~'를 새삼 깨달으며 엔딩 곡을 듣는다.
에릭 라 튀쥬 감독, 2015년. 원제는 <La Famille Bell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