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31일
인천공항 -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항 ㅡ 그라츠 라마다 호텔 투숙
드디어 크로아티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중환자실을 오가는 어머님을 뒤로 하고 시공간을 달리하는 유럽으로 향했다. 오후 1시경 출발하여 11시간 비행할 예정이다. 옆자리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늘에 떠 있다. 두어 시간마다 허리를 펴주어야 하니 몇 번 들락거렸다. 이나마 버텨주니 얼마나 고마운지고, 내 허리가.
오스트리아 슈베하트 공항에 도착하니 이곳 시간으로 오후 5시 반. 출발시간이 지연되어 예정보다 좀 늦었다. 병진이가 워싱턴에서 아침 8시에 도착하여 온종일 기다리고 있을텐데..
작은 공항이라 쉽게 가방을 찾고 밖으로 나오리라 여겼는데 일행중 한 분이 안보인다고 가이드가 심란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찾아다닌다. 뭔가 부산한 모습이 슬그머니 불안케 한다.
롯데 관광으로 27명. 작년에 프랑스 일주할 때 워낙 깔끔하게 일 처리를 하는 걸 보고 친구들과의 환갑맞이 여행을 롯데로 정했다. 이번에는 우리 일행이 12명이라 작년보다 더 깔끔하고 유쾌한 여행이어야는데...
나 혼자 먼저 출구를 빠져나와 병진이를 만났다. 우리들과 함께 하려고 밤새 달려와 하루종일 기다리느라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그래도 늘 그렇듯 표정이 밝네.. 둘이 반갑게 만나 안부를 주고 받으며 우리 일행을 기다렸다.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싶었더니 상옥이와 인행이가 저쪽에서 기다린다.
그사이에 폭행사건이 일어났다며 상옥이가 분노한 얼굴을 감추지 못한다. 노부부중 할머니가 오시자 할아버지가 따귀를 갈기고 주먹으로 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니. 게다가 할머니는 일상사인 듯 아무렇지않은 표정이란다. 오히려 우리 친구들이 모두 놀래서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씩씩거린다.
가이드가 다른 멤버들을 버스에 태우고 우리를 데리러 왔다. 주차장으로 가니 우리 버스가 사라졌다. 이런~~ 웬일이람? 우리를 태우지 않은 채 출발해 버렸나? 진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세상에나~~
삼십여 분 기다려 되돌아 온 버스에 탑승. 그라차로 가는 길가에는 봄이 가득했다. 벚나무가 꽃들이 활짝 피워내고 들판에는 조팝나무도 하얗다. 나무들이 물이 올라 연녹색으로 변하고 있다. 자작나무들이 석양을 받아 하얗게 빛난다. 한국보다 보름은 앞당겨 봄이 온 듯 하다.
평야를 두 시간 반여 달려 8시가 훌쩍 넘기자 가이드가 휴게실에서 각자 매식을 하라고 10유로를 주었다. 오스트리아라
그런지 몹시 비싸다. 달기만한 와플을 좀 먹었는데 속이 부대낀다. 음식이 뱃속에서 하루종일 차곡차곡 쌓인 느낌이다.
첫 날 저녁식사를 부실하게 얼렁뚱땅 때워 모두들 편치가 않다. 더구나 언어도 통하지 않아 우왕좌왕 했으니..
앞으로 8일간 여행할 예정이다. 이년 동안 적금을 부어가며 들떠있던 친구들과의 여행이니만큼 각별히 더 재미있기를 바랄뿐. 숙소에 도착하니 쓰러지기 바쁘다. 내일은 활짝 개인 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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