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암스텔담을 거쳐 한국으로

정인숙 2017. 1. 24. 16:37













1월 18일, 수요일

드디어 한국으로 떠나는 날이다. 늘 그렇듯이, 처음에는 적응하느라 시간이 더디가다가 중간쯤 지나면 정신없이 하루가 지난다. 초반에 밤 늦게  까지 다니다 병이 날뻔 해서 일찍 숙소에 들어와야지 해도 8, 9시는 되어야 들어왔다. 마침 스페인이 대바겐세일 기간이라 가방 사러 신발 사러 밤마실을 다녔으니...


오전에 일찍 서둘러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갔다. 11시 10분 암스텔담행인데 사람들이 없다? 살펴보니 게이트가 바뀌었단다. 게다가 출발시간 지연.. 암스텔담에서 3시에 그흐 미술관에 가야는데 괜찮을까.

암스텔담에 도착하니 2시 30분이다. 공항에서 뛴다. 다들 암스텔담 공항에서는 뛴 기억밖에 남지 않을거라고 하면서 초인적 힘으로 뛴다. 일곱 명이 밴을 타고 ' 반 고흐 뮤지엄'을 세 시까지 가야한다 하니 기사 아저씨가 고개를 갸우뚱. 그래도 이 분이 전속력으로 달려주어 5분 전에 도착했다.


고흐 미술관에 들어서니 가슴이 쿵쾅거린다.  고흐와 동생 테오의 편지를 보면서 참 가슴이 쓰렸는데 이렇게 많은 그림을 쏟아내느라 짧은 생을 그리 힘들게 갔구나... 아를에서 그린 그림들을 보니 황홀해진다. 색감과 붓 터치를 자세히 살피느라 들여다보고 멀리서 보고 또 보고... 아를에서의 그림 대다수가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지 많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때쯤 관람이 끝났고 관람시간도 끝난다고 알린다.


암스텔담 시내로 나왔다. 차가운 밤 거리에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씩씩하게 달려나간다. 사람들이 얼마나 밝고 활기찬지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이방인도 에너지를 얻는거 같다.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수퍼에서 쇼핑도 신나게 하고 공항에 갈 시간이다. 첫 날, 비행기를 놓쳐서인지 시간이 다가오면 조바심이 난다. 택시가 안 보여 애태우다 물으니 택시스탠드로 가야한다고.  깜깜한 밤길을 달려 공항으로 귀환. 한국발 게이트에 가니 한국인들이 많다. 마음이 놓인다. 이제 푹 자고 일어나면 인천공항이겠지..


인천공항 도착. 다음 여행을 약속하며 일행들과 헤어졌다. 아직도 스페인 거리를 헤메는 우리들 모습이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