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가우디의 사그리다 파밀리에와 구엘공원

정인숙 2017. 1. 22. 22:22















































1월 16일 오후,

사그리다 파밀리에 - 구엘공원


가우디가 지은 '까사 밀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마쳤다. 깔끔하고 산뜻하게 원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샌드위치..햇볕이 잘 드는 창으로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지하철을 타고 '사그리다 파미리에'로 이동. 저 앞에 옥수수 첨탑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엄청난 위용을 지니고 하늘을 향해 있다. 신에게 가까이 가려는 가우디의 염원이 느껴진다. 가우디는 여기서 하루 일이 끝나면 날마다 산 넬리 펠립 성당으로 기도를 드리러 다녔다. 전차 등 온갖 탈 것을 부정하고  시내까지 오로지 걸어갔다. 결국 1926년,  전차에 치여 행려병자 취급을 받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지며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하게 되었다.


사그리다 파밀리에의 삼 면 중 동쪽 탄생의 파사드만 완공하고 성당 지하에 묻혀 여전히 지휘 감독하고 있는 가우디. 동쪽 파사드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렸다. 성모의 수태부터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과정까지 살펴보니 동방박사가 경배를 드리고 새들도 활짝  날개짓 하며 찬양을 드린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빛의 향연이다. 나무 기둥이 높이 솟아 잎새를 퍼뜨리고 그 사이 사이로 햇살이 쏟아진다. 나무마다 박힌 옹이를 찾은 것도 흥미롭다. 저 안쪽 주교단에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 기도석에 앉아 가우디에게 감사 기도를 드리고 우리 여행이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기원한다.  


서쪽 '수난의 파사드'는 수비라치가 지었다.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화강암의 재질을 잘 살려 조각했다.  2026년, 사그리다 파밀리에가 완공될 거라는데... 1883년부터 150여 년이 걸리는 작업. 부디 무사히 완공되기를 바라며 올려다보고 또 올려다 보았다.


버스를 타고 구엘공원 입구에 내렸다. 상당히 높아 저 아래 바다가 보인다.  6만평 넓이라 했던가. 큰돈을 벌은 구엘이 가우디에게 맡겨 이곳에 전원주택 단지를 지어 고급 마을을 만들고자 했으나, 시내에서 너무 멀어 실패로 돌아가고 가우디와 구엘, 구엘 비서만이 이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가우디는 여기에서 아버지와, 조카와 살다가 가족을 모두 잃고 성당 짓느데 전념하느라 전 재산을 기부하고 단촐하게 성당으로  들어간다. 가우디의 상상력으로 지어진 단지.. 지금은 공원으로 재미있는 건물과 벤치, 산책로가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실제 사람을 앉혀서 각도를 잡았다는 벤치에 앉아보니 편안하기 그지없다.  위치마다 시선이 다른 것도 숨은 재미다. 사그라다 파밀리에의 조각상도 실제 사람에게 석고를 부어 본을 떳다더니 여기 조형물 하나하나도 가우디가 직접 매만졌다 한다.  오로지 이 산에서 나온 돌로 저렇게 멋지게 터녈을 만들고 집을 만들고 똑같은 문양은 찾아볼 수도 없는 갖가지 색의 현란한 타일....신기하고 감탄할 뿐이다.


도마뱀을 만들 때도 큰 철조망 안에 돌을 넣고 발로 밟아 모양을 잡고 곡선 부분에는 타일을 하나하나 깨뜨려서 각도를 맞추었다니. 게다가 저수조 물이 넘치면 도마뱀 입으로 물이 꼴딱 꼴딱 나오게 세심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상수도를 끌어들여 물이 흐르지만, 도마뱀은 하염없이 물을 뱉아내고 관광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어대느라 야단법석이다. 가우디는 지금의 소란스러움을 상상이나 했을까.


마치 어린이 공원같은 구엘공원에 어둠이 내리앉는다.  작은 동화집에 불이 들어오고 찬바람에 슬슬 한기가 든다. 시내로 들어와 깔소타다 라는 구운 파와 스테이크를 먹다. 이제 고기를 보기만해도 느글느글~~먹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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