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제주2015가을] 제주로 떠나다, 거문오름

정인숙 2015. 10. 8. 23:19

이른 아침부터 친구들은 숙소정리하랴, 아침 식사 준비하려 분주하다.

나는 아직도 미적거리고 못 일어난다. 아침 여섯 시 좀 지났다.

간밤에 다들 들어가고 조용해지자 단잠에 빠졌다.

우리집이 워낙 정적에 감싸이다보니 소란스럼움에 약해졌나보다.

 

친구들이 어릴 때도 심성이 곱더니 여전하다.

서로 배려하여 도와주고 솔선하여 어려운 일 맡아준다.

새삼 편안함을 느낀다. 고맙다~~

 

거문오름에 11시부터 입장이라 근처 산굼부리에 들렀다.

억새가 장관이다.

산굼부리는 분화구가 아니라 푹 가라앉은 거라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새삼 세세히 살펴본다.

 

거문오름에 오른다.

오르기 전,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거문오름에서 시작한 용암이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굴, 당처물동굴을 만들어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오름으로 올라 한라산과 주변 오름을 감상하고 주욱  분화구 아래까지 내려왔다.

해설사 분이  열심히 설명해 주신다. 우리 친구들은 맨 앞서서 뒤따르며 귀 기울여 듣고 질문도 잘하네...^^. 

 

두시간여의 시간을 걸으며 젊은 숲, 완성된 숲 등 다양한 숲을 보며 익혔다. 단풍나무, 서어나무, 참나무류가 있는 숲이 완성된 숲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제주도에 오면 멋있다 여기던 삼나무가 30년 전 산림을 조성하기 위해 급히 무계획적으로 심어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킨다는 것도.

 

거문오름에서 나오니 두시가 훌쩍 넘었다.

점심 먹기 전, 가스를 넣어야한다.

충전소를 검색하여 찾아가니 이런~~! 충전소 공장이다.

거기에서 알려준 대로 충전소를 찾아가니 꼬불꼬불 삼십여 분 거리... 계기판이 자꾸 줄어들어 가슴이 조마조마 해진다.

충전소를 찾아오다보니 동쪽으로 돌아 함덕까지 와버렸다.

 

함덕바다가 아름답다는데 구경할 시간도 없다.

바닷가 식당에서 갓 잡은 돔회를 맛있게 먹고 매운탕을 기다리니 왜이리 안나오는지... 어이쿠! 큰일이다.

할 수없이 서두르라고 알리니 착한 우리 친구들이 말없이 허겁지겁 먹는다.

순간순간 판단을 잘해야는데... 에구!

 

네시가 넘어 출발했다. 렌트카 회사까지 적어도 40분까지는 도착해야한다. 달려라~~

5시 넘어서 셔틀버스 출발하고... 공항에 닿아 뛰어갔다. 출발 이십분전까지 티켓팅이 가능하단다.

한숨 돌리는 틈에 친구들은 오메기떡을 사오고...

 

무사히 비행기에 올랐다.

다음부턴 공항근처에서 식사하기.

주유는 전날하기.

 

아름다운 제주여... 안녕!

완벽한 가을을 보여주어 고맙다~~.

 

몸이 불편한 친구도 마음이 힘든 친구도 모두가 하나되어 서로 배려해주고 감싸 안으며 보낸 이박삼일이 꿈결같이 흘러갔다.

과거로 흘러간 시간들은 이제 마음속에 남아 있어 살아갈 힘을 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