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줌마들은 잠도 없나보다.
새벽 네 시부터 일어나기 시작하여 여섯 시 되니 다들 일어나 준비하기 바쁘다.
나만 아직도 잠자리에서 뒤척거린다.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가 밤새 잠을 못이루고 가수면 상태... 감기 기운도 있다.
아플까 걱정되어 최대한 누워있기.
성산항 근처에서 전복죽을 먹고 성산항에서 우도에 들어간다.
날씨가 화창하여 햇살이 눈부시다.
일렁이는 바닷물에 햇살이 반짝거린다.
우리들의 여행을 축복하듯 하늘이 내린 날씨다.
감기 걸릴까 우려되어 옷을 두텁게 입었더니 벌써 땀이 주르륵 흐른다.
버스로 일주하기.
처음 닿은 곳이 우도봉이다.
은색 억새가 나불대는 은빛 바다다. 일출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순간 일출봉에 함께 올랐던 아이들, 선배님, 친구들이 떠오른다.
모두들 평안하리라 . . . 과거의 즐거웠던 날들이 스쳐간다.
새삼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실감한다.
삼십여년 전, 이십여년 전에 지금의 내가 그날들을 그리워할 생각을 했었던가.
이 순간이 흘러가면 미래의 나에게 이 순간은 얼마나 소중해질까.
우도봉에서 등대쪽으로 걸어가니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는 길이다.
검색해보니 검멀레 해변으로 가는 길.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우연히 걷게 된 것에 감사한다.
길 끝에서 맛본 땅콩아이스크림 맛은 또 어쩌랴... 시원하고 고소하다.
누군가 등대에 가보자하여 몇 명만 올라갔다가 횡재한 기분이다.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으니 다음으로 미루지 않기.
검멀레 해변에서 누군가 '우리도 보트 타보자'했다.
다들 얌전하고 헌신적으로 살아왔기에 이제부턴 하고싶은 거 하자고 ^^.
드디어 보트에 탔다.
신기하게도 소가 앉은 모양새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리돔이 물 속에서 헤엄치고.
선장님은 바위를 재해석하여 사람도 찾아내고 용도 만들어내고 악어도 보여주신다.
나는 어제밤부터 이미 변신하기 시작했다. 신명을 다하여 놀기다.
이제부턴 소리지르기다.
배가 오르고 내릴 때마다 비명을 질러대며 환호성을 쳤더니 선장님이 신이 나신 듯하다.
아줌마 여섯이 목청이 찢어져라 소리 치며 우도 구경을 마쳤다.
점심으로 성게비빔밥을 먹고 버스로 이동한다.
하고수도 해수욕장 근처에서 내렸다.
저기 해수욕장으로 걸어가야는데 다들 힘들어한다.
다시 팀을 나누어 올레길을 걸을 팀과
버스로 이동할 팀으로.
해수욕장으로 걸어왔다. 물빛이 투명타못해 젤리같다.
바닷가에서 노는 사람들을 보니 저절로 행복해진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길을 떠난다.
근처 사람들에게 물으니 40여분 걸으면 서빈백사에 도착한다고 한다. 바닷가를 따라 한참을 휘적휘적 걸어도 걷는 사람은 볼 수 없고 스쿠터와 자동차뿐이다. 뭔가 이상하다...
막배가 5시. 지금 시간이 네 시가 넘어간다. 근처 가게에 들어가 도움을 요청하니 이곳은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택시도 부를 수 없다니. 그집 자동차로 데려다 달라고 떼를 쓸 판이다. 저쪽에 있는 친구들이 어서 오라고 소리를 지른다. 지나가는 트럭을 세워 태워달라고 애원을 했단다.
친구들은 트럭짐칸에 올라타고 나는 조수석에 탔다. 여기 지리를 알아봐야겠기에.
농부인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이런~~! 밭일 가시는 길에 거절을 못하고 태워주셨네.. 아저씨네 밭을 지나 꽤나 달렸다. 걸어서는 한 시간도 넘는 거리다. 휴~~! 오늘 우도에서 잘뻔했다^^. 기름값이라고 건네려하자 아주 단호하게 거절하신다. 고마우신 분~~.
우도에 오면 땅콩막걸리를 마셔야한다며 내려주신 곳이 서빈백사 앞 해녀의집. 그집에서 갓 따온 전복, 소라, 멍게, 해삼 등과 땅콩을 안주로 고소한 막걸리를 마시다....
5시 배에 무사히 오르자 피곤이 몰려온다.
아름다운 우도여 안녕~~!
성산에서 단체로 사우나로 몸을 풀고 장봐서 숙소로 들어가다.
친구들이 착착 준비하여 성대하게 저녁을 먹고
일찍 자리에 누웠으나 잠은 안오고 손가락 까딱할 기운도 없다.
몇 몇 친구들은 거실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며 깔깔깔... 오늘은 도저히 합세하지 못하겠다.
잠이여~~ 어서 오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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