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민제와 현정이가 왔다.
인사드린다고 정장을 입고 집에 들어서서 큰절을 한다.
어떻게 받아야할지 망설이는 찰나 절이 끝나버렸다.
에구~~! 어른되기가 쉽지 않구나.
아이들과 늦은 점심을 먹는데 '똑똑' 문을 두드린다.
포크레인 오사장이다.
오늘 앞 밭에 흙을 부었다. 우리집 앞이 열 트럭, 옆집이 열세 트럭. 포크레인으로 정리하고.
오사장 점심을 우리가 해결해주어야하는지 잠깐 망설였지만, 나도 바쁘고 아무말이 없길래 묻지 않았다.
그런데, 서운하셨나보다...
"아드님, 오셨다고 갈비하셨네요. 자주 보기는 나를 더 자주 보쥬?"
저녁엔 간단히 먹는다고 거실로 가서 상에 둘러앉아 먹고 있는데 다시 '두두두두' 데크 울리는 소리.
마을분들이 민제네 왔다고 들렀다.
재경씨 생일이라 시내에서 거하고 드시고 신혼부부 격려해준다고.
아에 맥주를 5리터들이 생맥주통으로 들고왔다.
우와!
식사때마다 마을분들이 들이닥쳐도 새식구가 당황하거나 거리감을 두지 않아 안심이다.
여유있고 애교있고 그러면서도 예의바르고...
나는 그 시절에 왜그리 미련했는지 모르겠다.
마냥 어렵기만 하고 불편했으니...
새식구인 며느리는 현명하고 지헤롭다.
나는 가끔 어찌 처신해야할지 잘 몰라 뻘쭘하기도 하다.
그냥 편하게 살자~~
파리이야기가 끝이 없다.
파리공항에 잡힌 이야기, 벤츠 몰고 다니다 실수한 이야기, 소매치기 당한 이야기...
이 애들이 앞으로도 일년에 한번 정도는 외국 여행을 하며 풍성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애들이 늘 행복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