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퇴출 이불 빨래

정인숙 2013. 8. 25. 23:42

목요일 이사해 놓고 금요일엔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몸도 찌뿌둥하여 사우나가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물 마사지도 받고 더운 바닥에 길게 누워 피곤을 풀었다. 마음은 일하는 것이 흡족치 않으나 내 몸은 힘든가보다. 다리가 아픈 것이 몸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니 되도록이면 눕고 쉬고 몸을 덜 움직이라 한다. 게으르게 뒹굴뒹굴... 생각해보니 잠자리에 들 때 이외엔 거의 누워있는 적이 드물었다. 생활패턴을 바꾸어야한다?

 

민제집을 이사하면서 퇴출시킨 물건들....집에서 보낸 식기들, 이부자리, 매트리스, TV ...을 정리했다. 새벽부터 세탁기를 세 번이나 돌려 정오가 지나서야 끝났다. 세탁한 이부자리를 탈탈 털어 쨍하고 나온 햇볕에 내다 말렸다. 남편이 빨래줄을 이리저리 매주어 다섯 개를 모두 한꺼번에 말릴 수 있었다. 땡큐!^^

 

 바람에 펄럭이며 커튼자락이 날린다. 저녁 나절엔 햇볕 냄새가 구수하니 퍼질거다. 아들이 혼자살이를 시작할 때 장만해준 이부자리들이 이젠 낡아 보인다. 새 살림과 비교되니 더 그렇겠지. 좁은 집에서 제대로 빨지 않아 더 그럴지도 모른다. 혼자 잘 살고 있다고 믿어가며 들여다보지 않은 지난 날이 살짝 미안해진다.  '아냐, 그애 마음은 더 편했을거야' 라고 위안해본다. 빨래줄에 널려 바람과 햇볕을 맞는 이부자리를 보며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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