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월 - 소선월 - 에보시타케 전망대 - 와타즈미 신사 - 쯔쯔자키
2013년 5월 29일. 다행히 날이 개었다. 약간 덜 마른 신발을 챙겨 신고 숙소를 나섰다. 비온 뒤라 더욱 깨끗해진 풍경... 초록이 빛난다.
아침 식사 후, 우리가 숙소 베란다에 나와 커피를 마시고 있자 일행 한 분이 '친구들이 서로 닮았다'며 찍어주셨다.
이젠 완연히 늙어가는 모습... 약간은 기력도 쇠진하고 그래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애틋해진다.
대마도는 섬 두 개로 이루어졌다. 두 섬을 잇는 다리, 만관교를 걷다.
러일해전을 승리로 이끈 곳. 1905년 러시아 해군이 쓰시마로 공격, 도고 제독이 이끄는 일본해군은 강력한 러시아군을 섬멸시킨다. 그해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포츠머스에서 중재에 나서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도록 양해한다. 그후 을사늑약, 한일합방이 성사된다. 당사자를 제쳐두고 저들끼리 담판을 벌여 식민지가 된 나라...
소선월. 세종 원년인 1419년, 이종무 장군이 제8대 대마도주를 항복시킨 곳이다.
에보시타케 전망대.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진 대마도엔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다.
날이 좋으면 멀리 조선 땅이 보인다고.
와타즈미 신사로 들어가기 전에 토리이를 만나다.
일본 신화에 따르면...
천신의 아들이 이곳에 내려와 낚시를 하다가 바늘을 빠뜨려 바닷속을 헤메다가 용왕의 딸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3년 후,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데 산모가 출산 장면을 보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천신의 아들이 그 광경을 보고 말았다. 화가 난 산모는 남편과 크게 다투고... 결국 헤어진다. 산모는 용궁으로 돌어가고..... 아이는 이모가 맡아 키우다가 나중에 둘이 결혼한다. 바로 일본 초대 천황 진무텐노가 이들에게서 태어난다.
이 토리이는 용왕의 딸인 토요타마히메노미코토를 모시는 곳이다. 그녀의 묘가 아래 나무 아래에 있다고.
오래된 나무는 뿌리로 말한다. 땅 위로 길게 누운 뿌리가 세월의 흔적을 보여준다.
와타즈미 신사. 일본의 개국 신화가 깃들어 있는 신사.
이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바다 풍경에 홀려 지나치고 말았다. 집에 와 찾아보니 빨간통이 오미쿠지를 뽑는 기계란다. 백엔을 이 통에 넣으면 종이 쪽지가 나온다. 좋은 내용이면 집에 가져가고 나쁜 내용이면 나무에 매달아 놓는다고... 가운데 나무판에는 소원을 적어 놓은 것이란다. 진작에 알았으면 해봤을텐데...
어신수. 정갈하게 손을 씻고 입을 헹구고 들어가라는...
총 5개의 토리이가 아름답게 세워져있다. 두 번째 토리이에서 한 컷!
물가에서 발 아래를 내려다봤다. 바닷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하다.
배를 정박하던 곳이라 했는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에구~~ 풍경에 취해서 다니다 설명을 놓쳤다.
다리 위 보도블럭에 새겨진 그림. 그림도 재미있지만, 블럭과 크기를 딱 맞춘게 더 인상적이다. 일본인들이 일처리를 꼼꼼하게 한다더니...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은 식당. 이 집에서 난을 많이 키우고 있었는데...
울창한 산림이 식당 뒤쪽으로 보인다. 일본을 다니면서 짙고 깊은 숲이 제일 부러웠다.
우린 언제쯤 이런 숲을 가꿀 수 있으려나.
쯔쯔자키. 대마도 최남단. 반대 방향인 파도 두 개가 맞 부딪쳐 아름다운 포말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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