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울산 간월사터, 석남사

정인숙 2013. 3. 11. 22:01

엊저녁 호텔에 딸린 사우나장에 가니 자수정방이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언양 일대가 세계최고의 자수정이 나는 곳이란다.

점심으로 언양불고기를 먹었다. 달착지근하고 부드러워 누구나 즐겨먹을 수 있겠다.

게다가 양도 많아서 4인분을 네 명이 서로 양보해가며 그득 먹었다.

언양불고기집마다 1박2일에 나온 불고기라며 광고가 요란하다.

TV의 파급력을 새삼 인식하다...

 

 

간월산 기슭에 자리잡은 간월사터에 이르렀다. 주변엔 온통 모텔 간판이 현란하다.

원색적인 간판에 웃음이 나올 지경으로.

 

간월사는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세웠다고 한다.

임진왜란 깨 폐사되었다가 인조 12년(1634)에 재건, 그러나 헌종 2년 (1836)에 큰 흉년이 들어 영영 폐사되었다고.

 

 

절터였던 곳에 작은 암자가 들어서있다. 법당 문을 열자 석조여래좌상이 입을 꾹 다물고 정진중이다.

법당 뒤쪽으로 올라가자 너른 잔디밭 위에 삼층석탑이 햇살에 빛난다.

 

 

 

 

 

 

 

간월사터 동˙서 삼층석탑. 일부 남은 석탑의 부재들로 복원한 삼층석탑.

통일신라시대 석탑 양식을 충실히 따랐다.

인왕상의 표정이 살아서 튀어 나올듯 선명하다.

 

 

 

'영남 알프스' '가지산' ... 내겐 모두 낯선 지명이다.

 석남사 일주문을 통과하자 울창한 숲이 양 옆에 늘어서있다.

 하늘로 높이 올라간 나무들 아래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여름이 오면 그늘막이 형성되어 계곡물 소리와 어우러져 더위를 씻을터이다.

 

 

 

석남사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부도군.

 

 

석남사 부도. 도의선사 부도라 전해진다. 구름, 연꽃, 문비 조각이 선명한 작품.

 

겨우살이. 어떤 분은 더부살이라 부른다. 것도 맞는 말이네...

부도를 보고 내려오면서 ... 이렇게 가지런히 놓여진 건물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니 일종의 강박증일까.

 

 

 

 

 

 

 

 

 

 

 

겨우살이를 가까이서 보다. 인사동 디미방서 겨우살이밥과 겨우살이 달인 물을 먹었었는데...

석남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는 삼월 초, 참배객 한 분이 깊은 사념에 빠져있다...

이렇게 운치있는 길이 포장로 보다 마사토 흙길이면 더 좋으련만... 비오면 흙길을 어찌 감당하려고...^^

자연친화적이면서 편리한 삶은 꿈이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