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복천동고분군으로 향했다. 밤사이 날씨가 더욱 포근해져서 봄볕이 완연하다.
부드러운 아침햇살에 동백꽃이 활짝 피었고 매화꽃도 발길을 잡는다.
복천군고분군이란 곳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부산에서 답사를 무엇을 할건가 궁금했다. 낮은 구릉을 올라가자 회양목으로 예쁘게 구획해 놓은 네모들이 보인다. 그 앞에 표지석을 보니 무덤 발굴기호, 무덤형식 시대 등이 적혀있다.
지금은 훼손되었지만 고분군이 있던 자리에서 옛 고분군을 상상하라고 안내하는 것 같았다.
구릉의 고분군을 둘러보고 그 끝머리에 있는 박물관에 들어섰다.
복천동 고분군은 1980년대에 발굴조사되었다. 4세기에서 5세기 삼국시대 초기, 가야무덤의 구조와 변화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제 53호 고분군... 구덩식 돌덧널무덤.
제 38호 고분. 딸린덧널이 있는 덧널무덤으로 가야지역 무덤 중에서 순장이 확인된 제일 오래된 고분.
귀금속류를 묻어 놓은 구멍. 부장품이 많지 않아 여자 무덤으로 추정한다고.
경주지역 고분군에서는 금으로 된 유물이 많은 데 비해 복천동 고분군에서는 철로 된 유물, 무기와 갑옷 종류가 많이 출토되었다 한다. 시기가 늦은 고분일수록 신라 토기의 양이 많아져 점차 신라의 지배 아래로 들어갔다는 증거라고.
고분군을 살펴보고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다. 영보단비를 살펴보고 잠시 오르니 동래읍성 북문에 이르렀다. 동래읍성이 처음 축조된 것은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이고 이곳에서 임진왜란 초에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부산진성을 함락시킨 왜군은 동래읍성으로 진격해 "싸우려거든 싸우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요구했으나 동래부사 송상현은 "싸워 죽는 것은 쉬우나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며 항쟁을 계속해다고 한다. 박물관에 싸우는 장면과 순국장면이 그림으로 남아있어 그림을 보며 설명을 들었다.
동래읍성 오르내리는 길이 공원으로 잘 가꾸어져 오가는 이를 즐겁게 한다. 답사를 다니면서 유적을 세심하게 신경써서 잘 가꾸어 놓은 곳을 보면 다시 오고픈 마음이 저절로 솟는다.
버스로 범어사에 간다. 이번 답사 마지막 코스다. 범어사는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한 뒤인 문무왕18년(678)에 창건되었다. 범어사는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범어사를 사령부로 삼아 승병활동을 했고 일제강점기에는 만해 한용운을 중심으로 이곳 학생들이 '범어사학림의거'라는 독립만세운동을 한 장소. 전국에서 쓸 태극기를 모두 이곳에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계곡을 끼고 노송을 친구삼아 서있는 당간지주.
범어사는 선종사찰이구나....
일주문이 독특하다. 굵은 돌기둥 넷이 나란히 서고 그 위에 다시 짦은 나무기둥을 얹었다.
주축돌이 높아졌다고나 할까.
사천왕상 밑에 깔린 악귀들. 돈을 탐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인간이네... 악귀의 탈을 쓴 인간이라고나 할까.
'내 돈 내놔! 내 돈! 내 돈!" ㅎㅎㅎ
대웅전 앞 너른 마당. 석등과 석탑이 앞을 막지 않아 널직하다.
소맷돌에 새겨진 선명한 연꽃문양.
기와 지붕 위에 용?
대웅전에 들어가 삼배하고 둘러보다. 관음전에도 들어가 삼배하고...
나한전 독성전 팔상전이 붙어있다.
예쁜 장신구같은 꽃문양 문창살.
독성전의 남녀 조각상.
구김살없는 얼굴로 아치문 위 꽃 문양을 가볍게 들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이 흐웃해진다.
매화꽃이 만발할 화엄전각. 담벼락이 이끄는 길에 들어섰더니... 담벼락 너머로 꽃망울이 터지려한다.
다시한번 뒤돌아보고 아쉬움을 안은 채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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