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솔향기길을 찾아갔습니다.
원북을 지나는 길이 온통 배롱나무입니다.
우리집 배롱나무는 아직 싹도 피우지 못했는데, 길가 목백일홍 잎사귀가 무성합니다.
여름철 이 길을 지날 때 아름다움을 선사하겠는걸요.
일산서 내려온 선배 언니들과 함께 걷기 시작했습니다.
꾸지나루 해수욕장 입구에서 부터 고사리가 눈에 띕니다.
취나물도 알려주시네요.
옆으론 바다입니다.
풍랑이 일어 그런지 파도 소리가 세차게 들립니다.
오랫만에 듣는 파도소리인지라 아주 기분좋게 들립니다.
길을 걸으며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옵니다.
제주 올레길 못지않습니다.
키큰 소나무가 햇빛을 가려주어 더욱 좋고요.
푹신한 흙길 주변에 야생 취, 고사리, 엄나무순, 쑥 등에 눈길이 자꾸 머뭅니다.
수렵채취의 본능을 어찌 억제할꼬~~. ^*^
꾸지나루 해수욕장부터 한 시간 반 가량 걸어 도착한 여섬.
언니들이 준비한 김밥을 맛있게 먹고 수렵채취 시작!
뭐냐면요...
바로 게입니다.
돌을 들춰내면 엄지 손톱만한 게들이 바글바글 대다가 잽싸게 도망갑니다.
2인1조 작업이 한결 수월합니다.
한 명이 돌을 들면 재빨리 주워 모아야 하니까요.
사진 찍으며 혼자 하다보니 다 놓치고 행동이 굼뜬 단 한 놈씩만 잡았습니다. ㅎㅎ
집에 돌아와 냉동실에 얼렸습니다.
볶으면 술 안주로 최고라네요.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게 잡는 재미에 빠지다 보니 돌아갈 시간입니다.
꾸지나루에서 여섬까지 5Km, 다시 만대항까지 또 5Km입니다.
만대항에서 꾸지나루로 돌아오는 버스가 있는데,
두 시간에 한 대이기에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답니다.
우리는 꾸지나루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파도여, 슬퍼말아라~~' 노래를 흥얼거리며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았습니다.
그간 두어 달 동안 겪은 시골생활의 불편함이 사라져갑니다.
사실 생활의 불편함은 참을 수 있지만,
산 자락에 지은 집에 자꾸 문제가 생겨 골치아팠거든요.
비가 조금 세게 내리면 흙이 무너져 내리니...
바닷가를 품은 골짝엔 여지없이 펜션이 자리잡았습니다.
그 앞 바닷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요.
펜션 관리는 집뿐만 아니라 바닷가도 해당될터인데~~ 쩝!
그나마 대형 호탤이 들어서지 않았으니 다행이랄까요.
조팝나무 꽃같은데 향기가 그윽합니다.
시원한 바닷 바람과 솔향기가 어우러져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곳.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 합니다.
허나, 혼자 걷기에는 다소 무섭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발자취가 드물고요.
둘이 걸어도 무섭겠습니다.
떼거지로 걸어야 할 듯...
솔꽃가족 여러분, 우리 다같이 나들이 나가서 소리질러봐요.
"야호! 우리 잘 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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