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솔꽃모루

이웃 한옥 상량식 날

정인숙 2011. 5. 20. 15:06

 

일요일인 5월 15일, 언덕 너머 새로 짓는 한옥 상량식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모두 모여 고구마순 작업을 영차영차 해놓고 12시 상량식에 맞추어 마을을 나섰습니다.

 

"상량식 11시였어유~~. 끝났어유~~."

잉! 누가 시간을 알려준거지?

시간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고... 밥 먹으라고 끄시는 손길만 있습니다. ^*^

 

3월부터 터를 닦고 뒷 사면에 잔디와 꽃을 심고 아침 일찍부터 작업소리가 들리더니 드디어 상량식입니다.

커다란 기와집 상량식이라 기대를 했건만...

 

이 집을 짓는 분은 한옥 문화재보수전문가입니다.

대를 이어 물려줄 집을 지으신다네요.

자재는 옆 산에서 자란 육송이고요.

저 아래 작업장에서 나무를 깍고 다듬어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끼워맞춤으로 지으셨답니다.

 

 

 

 45평짜리 한옥, 규모가 커서 전체를 찍기가 버겁네요.

상량식 천을 걸고 명태도 얼핏 보입니다.

 

 

 

 왼쪽 처마가 날아갈 듯이 솟았네요. 날렵한 선이 아름답습니다.

 

 

 

한 쪽에선 맛있는 음식을 만드시고 시중들고 계십니다.

소머리국밥이 가마솥에서 절절 끓습니다.

푹 고아서 만들면 쉽다고 마을 은서어머니가 말씀하시네요...

우리도 마을잔치에 해보라며... 소머리를 어떻게 만지느냐가 제일 큰 문제입니다. ㅎㅎㅎ

소머리국밥, 게장, 수육, 김치, 찹쌀술까지 직접 담그셨답니다. 우와~!

우리는 연신 맛있다며 먹기만 할뿐.

 

 

 

 

 

 

 

 

 

  

 황토에 볏집을 이겨 채워넣으면 방음, 단열효과가 있다네요.

 문화재보수 전문가인  집주인어른이십니다.

 

 

 

 

 한 조각, 한 조각 끼워맞춘다는 천정 모서리.

 

  

 

여인네들은 술이 세지 못하니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언덕 위 루비네 집 구경을 삼십여 분 하다가 나와도 남정네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네요.

한 시간여 뒤, 언덕위에 한 분이 한가롭게 휘적휘적  걸으며 나타나고

뒤이어 또 한 분이 갈짓 자 걸음으로 모습을 보이고 ...

연이어 벌개진 얼굴들이 등장합니다.

 

 

한가로운 휴일 풍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