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택은 베란다가 없습니다.
베란다 짐은 어디로?
며칠 동안 남편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와중에 다른 집들 창고가 하나, 둘 완성되었습니다.
왜 고민을 하느냐구요?
창고를 목조로 지을 경우, 비용이 350만원 듭니다.
창고인데 비용을 그렇게 들여야 하냐고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마을에 들어와서 창고를 짓는 목수분이 손해보고 일한다고 공치사를 하시니 맡기기가 싫은가 봅니다.
며칠 지켜 보다가 샌드위치 판넬로 지을 요량으로 자재를 사들이고 인부에게 일당을 주고 짓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삼월인데 눈까지 퍼붓고 날씨가 봄인지 겨울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거센 날,
드디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첫 날, 반나절 만에 골조를 세우고 오후 들어서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내일 몰딩과 마감 처리를 해야하니 페인트 칠을 해야 한다는군요.
저녁에 성경이네 집에서 모임이 있기에 서둘러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페인트를 물에 개고 쓱싹 쓱싹~~.
2년 전, 아파트 내부를 칠한 경험을 바탕으로 찬바람을 맞으며 열심히 칠합니다.
짜잔~~!
몰딩 처리까지 하니
어린이 집이나 강아지 집처럼
예쁘게 변신하였습니다.
삼일치 일을 이틀에 끝내려니
여기저기 흠집이 보입니다.
지붕 가장자리를 목재로 대야 하건만...
노가다 기술자들은 입담이 세고 술도 잘 드시고...
우리 부부는 기가 약해서 "예, 예" 하며
수발들기에 바쁩니다.
노란 벽면에 그림을 그려 넣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이들 그림이나 해바라기 등등.
직접 칠하니까 애착이 가서 더 예쁩니다 ㅎㅎ.
둘째 날, 기술자 분이 자꾸 술을 청하시더니 뒷 마무리가 깨끗치 못합니다.
쓰다 남은 자재를 이리 기우고 저리 기우고 ... 그것도 울퉁불퉁... 지하 저장고 내려가는 문이 흥부네 문짝입니다.
고리도 없어서 열고 다닐 수가 없네요.
무겁기는 왜이리 무거운 지...
선반도 판넬 남은 것으로 이리저리 땜질하고...
그러면서도 자재값으로 20만원을 청구하는군요.
남편이 뜯어내고 다시 목재로 선반과 문짝을 해야겠다고 합니다.
'그냥 첨부터 목재로 하자니까... '
총 비용이 230만원 들었습니다.
남은 돈으론 공구를 사겠다네요.
그야말로 '알뜰한 당신'입니다.
남편이 전선 감는 나무통을 글라인더로 가느라고
온통 노란 페인트 가루를 뒤집어 쓰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찰나,
때맞추어 방문한 동생네 가족이 보고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형부, 얼굴은 새까매지고 먼지투성이에... 우하하하~~깔깔깔!"
지난 주에 서산 마애불 앞 식당으로
어죽을 먹으러 갔습니다.
얼큰한 어죽을 맛있게 먹고
마애불을 보러 올러갔지요.
마애불을 제대로 보려면
아침에 올라와야겠습니다.
해를 맞으며
빙긋이 웃으시는 모습을 기대하면서요.
봄이 참으로 더디 옵니다.
갯가에 버들강아지도 피지 못했으니까요.
그날의 보물은 '강댕이 미륵불'입니다.
길가에 동그마니 서서
묵묵히 마을을 지키고 있군요.
보원사를 지키던 미륵불로 추정된다는데
따뜻한 날,
저녁 무렵에 보원사 터에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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