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30분에 덕수궁 앞에서 고속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직 어둠이 짙게 드리운 새벽녘, 한산한 서울시내를 달린다.
잠실서 한차례 승객들을 태우고 다시 질주한다.
묵호항에 닿으니 8시 20분경, 아침 식사를 하고 9시 울릉도 배에 승선하다.
처음 가보는 울릉도, 좌석에 앉으니 앞면 TV에 천안함 사건 발표한다고 장성들이 주르륵 앉아있다.
그 많은 젊은이들이 죽었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 역겨워 애써 고개를 돌린다.
세 시간 여 달려 도동항에 들어섰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부지깽이 나물, 호박막걸리) 해안 산책가로 나왔다.
항구를 돌아나오자 바로 신비로운 빛에 눈을 떼지 못한다.
쪽빛이었다가
짙푸른 빛이었다가
하얀 포말이었다가...
해안 산책가에서 첫 번째로 만난 동굴... 갈매기가 날기를 기다리다 ^*^
발 아래 바다를 내려다보니 쪽빛 물빛이 처~얼썩, 철썩!
동굴을 지나면서 옆을 보니
현무암이 보인다. 제주도 돌보다 덜 까맨...
여전히 쪽빛 바다가 넘실대고
바위 사이에 머위가 자라고 있다. 털머위.
여기 돌은 또 다르네... 사이사이에 잔돌이 박혀 큰 바위를 이루고...
산책로를 따라갑니다.
바닷 바람에 풀들이 하늘거린다. 바다는 짙푸르러진다.
돌들 사이에 방풍나물이 보인다. 여기 지천이네...
돌맹이 해안가를 서성이다가... 찰칵!
파도가 밀려온다. 돌에 부숴지는 하얀 물빛.
세 시에 해안 일주 관광배를 타야기에 돌아섰다. 돌아서도 눈길을 떼지 못할 바다... 바다...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의 멧부리 방울 튀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금심스리 떠있기에 동해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이 머리 곱게 씻기우고
자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새없이 출렁이는 풍랑따라 밀리어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의 사직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적마다 어린 마음의 미칠 수 없음이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 청마 유 치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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