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임에도 아침녘이라 그런지 날씨가 스산하다.
철원에 간다. 민통선과 맞닿아 있고
그 옛날 궁예가 세운 태봉국이 있던 곳...
삼부연 폭포에 닿으니 그예 빗방울이 떨어지려나 스산한 날씨에 바람도 거세다.
겸제 정선이 진경산수화로 남긴 삼부연 폭포다.
이무기 세마리가 용으로 승천하면서 기암절벽을 치고 올라가면서 바위구명 세 개가 생기고 그곳에 물이 고여 삼부연...
북방식 탁자형 고인돌이 밭 가에 놓여있다.
청동기 시대 묘지로 추정된다. 무덤이 철책으로 보호받고 있다.
동네 강아지들이 뜻밖에 손님들을 맞아 한가로움을 달래고 ...
마을 안에 있는 잘 생긴 고인돌.
아이들 놀이터겸 고추 널면 딱 좋을 평평한 고인돌이다.
이것이 무엇일까.
고인돌 위에 파인 성혈이라고 한다.
토성. 토담같은 토성.
돌로 쌓은 것보다 흙으로 쌓은 토성이 훨씬 더 견고하다네. 흙이 엉키기 때문이라고.
바람이 세어서 토성위를 걸어보지 못하고 내려왔다.
승일교 위와 아치형 아래 모습. 한국의 '콰이어 강의 다리'라 한다.
북한에서 다리를 놓다가 전쟁으로 중단, 그 후 남한에서 놓은 역사적인 다리다.
한국전에서 31세의 나이로 산화한 고 박승일 연대장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다리 밑 한탄강물은 인간사와 무관하게 한결같이 흐르고.
강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은 요즈음, 새삼 자연 그대로의 강줄기가 아름답다.
승일교 다리 설명문. 이 긴글이 단 두 문장으로 이루어졌다...
고석정. 한탄강 한복판에 솟아오른 10m가 넘는 높이의 바위. 외로운 바위 고석정.
직탕폭포를 거쳐 승일교를 지나 이곳을 지나는 한탄강물이 투명하게 맑다.
고운 모래사주가 풍취를 더해준다.
신라 진평왕, 고려 충숙왕이 노닐던 곳이고 조선시대에는 임꺽정의 은거지로 알려져 있다.
직탕폭포. 물살이 거세다. 사실은...
작은 폭포다. 나이애가라 폭포같이 옆으로 긴...
여기부터 래프팅하는 장소다.
몇년 전, 이곳에서 래프팅하던 즐거운 추억에 혼자 잠겨 슬금슬금 웃으며...
폭포 소리 들으며 한 잔하던 그날의 동료들, 아직도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다리를 건너면 이런 오솔길이 나온다. 저 위로 올라가면 무엇이 보일까.
점차 날씨가 따뜻해진다. 봄 기운에 찬 바람이 자리를 내주었다. 아지랭이가 오를 것 같은 느긋한 봄날 오후.
노동당사. 날씨가 활짝 개어 하늘이 파래졌다.
이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백마고지 위령탑.
전투에 참여한 어린 병사들 이름을 즐비하다.
이리 저리 뛰어 다니다 총알받이로 죽었을 젊은 사람들. 그들의 영혼은 평안하기를 빌어본다.
길 가에 지뢰 표지판이 보인다.
야산인 백마고지는 사방이 훤히 보여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접전이 벌이던 곳.
52년 10월 6일 부터 15일까지 무려 24번이나 주인이 바뀌었다는 곳. 봉우리가 포탄으로 다 날아가 평평해졌다.
민통선 평야 지대만이 그 시절 포성을 기억할까.
속세를 넘어 이상 세계에 도달하는 절집, 도피안사.
지뢰밭과 철책선을 옆에 둔 절집 이름이 도피안사라...
피안의 세계는 어디일까, 내 마음 속? 철책 선 넘어 철새들이 노니는 땅?
대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는 곳,
이곳에 철불이 모셔져 있다.
천년 전 도선국사가 주도하여 신도 1,500 여명이 힘을 모은 철불이다.
당당한 미소!
자존감이 높아 보이는 불상의 미소가 친근하다.
입꼬리를 올리며 불상의 미소를 따라해본다.
도피안사는 한국전쟁 때 불타서 폐허가 된다.
1959년 어느 날, 제 15사단장 이명재 장군은 꿈을 꾼다. 땅속에 묻힌 불상이 갑갑하다는...
이튿날 장군은 시찰하다가 갈증을 느껴 인근 민가에 들어갔다.
안주인이 바로 간밤 꿈속에 본 불상과 함께 있던 여인이다.
그 여인이 안내하여 도피안사터를 찾아 뒤져 이 철불을 찾아냈다.
꿈속에 본 불상이었다.
세상일이 어찌 과학적으로만 설명되어지던가...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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