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인도3일째] 델리 - 무너지는 돌덩이, 아름다운 인도 여인들

정인숙 2010. 2. 1. 13:01

오늘은 일행 전체가 버스를 세 내어 델리 외곽에 위치한 꾸듭 미나르에 갔다.

밤 새 앞을 분간 못하도록 자욱하던 안개가 많이 걷혔다.

 

이른 아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 가득하다. 이곳에 오니 동사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나는 털스웨터, 구스다운, 겨울 고어텍스까지 거기다 내복까지 껴입어도 으스스 한기가 서리는 데, 저리 얇은 옷을 입고 노숙하는 사람들은 어찌 견딜까.

 

꾸듭 미나르는 11세기에 이슬람이 마지막 힌두 왕조를 무너뜨리고 세운 승전탑이다.

높이가 73m... 세계문화유산이라는데.... 승전탑이거니 하다가 안에 들어서자,

벌써부터 사람들과 경적, 스모그에 지쳐 시들해져가는 눈이 번쩍 뜨였다.

 

이슬람 술탄 제국은 승전 기념으로 주변의 힌두 사원을 모조리 부숴버리고 그 조각들로 이 탑을 지었다 한다.

붉은 사암이 갖가지 조각을 정교히 지니고 드 높이 서 있다.

 

 승전탑

꾸듭 웃 딘 에이백이 세운 탑으로 수학적으로 정교히 계산하여 세운 탑이다.

 지진에 대비하여 3도 기울었다고 한다.

 

 들어가는 입구

 

 승전탑에 새겨 진 코란 구절

 

 

 

 탑에 올라가는 입구가 닫혀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 내리다 압사 사고가 나서 봉쇄했다고...

 

 탑에서는 위압감이 느껴지지만, 무너진 돌덩이를 바라보니 천 년 세월의 흔적이 와 닿는다.

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갔을 사원. 사람들은 지나가고 돌덩이는 남아있다.

나 또한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에 불과하겠지.

 

 안으로 들어가니 무너진 사원 사이로 승전탑이 위용을 드러낸다.

 

 

 

 사원을 돌다가 만난 인도 여인들. 영화배우 뺨치는 미모의 여인들.

내 작은 눈이 신기한지 자꾸만 말을 건넨다. 어디서 왔느냐고...

 

 

 

 또 하나의 승전탑을 세우다가 미완성인 채로 남겨졌다고...

 

  나도 이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관뒀다. 이 자리에는 왠지 인도 여인들이 더 어울린다.

 

 

 

 

 

 

 

 

 돌을 파내어 문양을 만들었다. 이슬람의 지시로 분명 힌두교인 인도인들이 만들었을 것이다.

 

 

 

 

 문에 새겨 진 문양. 대리석 자재를 파 내었다.

천년 고도 경주를 자랑스레 여기는 마음이 여기 와 보니 비교가 안된다.

문화란 나름대로 빛깔있는 것이라해도...

 

 물구나무를 서며 구걸하는 아이들.

 

버스를 타고 바하이 사원으로 간다.

 

"바하이 종파의 사원은 전세계적으로 7개가 있는데 1986년 완공된 뉴델리의 바하이 사원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인도의 바하이 사원 형상은 인도의 국화이기도 한 연꽃 모양을 닮아서 연꽃사원이라고도 불린다.

이 사원은 1987년 각종 건축 잡지에서 그 해의 세계 3대 건축물로 꼽혔고 1994년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건축항목에 당대의 최고 건축물로 언급되기도 하였다.

 

높이는 40미터 이상 되고 27개의 거대한 연꽃잎 모양을 하고 있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바하이 사원은 구면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숫자 9가 하나로 된 숫자 중 가장 큰 수이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신성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하이교는 1844년 페르시아의 바하울라라는 사람이 창시한 이슬람교의 한 분파로 150
년 넘게 널리 퍼진 종교이다.

 하나의 종교, 하나의 인류, 하나의 세계를 모토로 하는 바하이 신앙의 대표적인 목표는 인류 통합이라고 하며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존중한다고한다."

 

바하이교 처음 듣는 종파 이름이다. 사원 앞에 당도하니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고...

엥! 침묵하고 사원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건만, 아무런 예고도 없이 문을 닫는다니...

많은 관람객들이 바깥 철창에 매달려 사진을 찍는다.

나도 한 장 찰칵!

 

 

점심을 먹으로 뉴델리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뉴델리 거리는 한산하고 경적도 덜 울린다.

각국 대사관도 보이고 최신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점심으로 정식 400루피(1만원가량)짜리를 시켰다.

아직은 돈 계산이 가늠잡히지 않는다. 무조건 한국인 입맛에 맞다고 추천하는 것을 시킨다. 

 

라지즈 식당. 꽤 고급 식당이다.

 

 스프

 

 버터 난인지, 로티인지...

 

 탄두리치킨

 

난에다 싸 먹는 음식들. 초록색이 팔락 파니르. 나머지는 ... 음 음.

 

 

이런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인도 국립박물관으로 간다.

 

박물관 안에 들어서니  몇개의 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인더스 문명부터 시작이다. BC 3천년 전의 모헨조다로 공중목욕탕 모형이 눈에 띈다. 그 시절에 벌써 저런 문명을 이루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라씨가게에서 라씨를 담아주는 붉은 토기가 저기 유리창 안에 진열되어있다. 그 시절에 사용한 토기를 지금도 사용하니 신기하다. 몇 천년을 공유하는 문화라 할까.

 

수많은 힌두 조각상과 불교조각상이 유리 진열장도 없이 먼지를 쓴 채로 나열해있다. 우리나라에서 국보급 문화재로 대우 받을 것들이 여기서는 발길에 채인다?? 

 

이층에 올라가니 더 놀랍다. 둔황 벽화를 큼지막한 채(아래 사진 크기)로 떼어다 진열해 놓았다. 그것도 불빛이 밝아 잘 보인다. 우리야 좋지만.... 문화재를 저리 소홀히 관리하다니... 덕택에 10세기, 11세기 불화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둔황 벽화가 어떤 경로로 여기에 있을까.

 

 카메라 지참시 돈을 내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갖고 들어왔다.  커다란 무굴 세밀화 옆에서...몰래 한 장 박았다.

 

오늘 밤은 열차를 타고 자이푸르로 간다. 처음 타 보는 인도 열차다. 춥다고 하던데... 두려움 반, 호기심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