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인도에 가다 - [인도1일째] 델리, 안개를 뚫고 달리다

정인숙 2010. 1. 31. 22:32

하루 종일 걸려서 델리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서 방콕까지 거의 여섯 시간, 트랜짓 대기시간이 다섯 시간...

목이 마르니 물을 사러 다니다 여권과 가방 검사를 다시 한다기에 포기하고 화장실 옆 급수대에서 목을 축인 후 의자에 앉아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책을 내리 읽었다.

 

이옥순씨가 쓴 <인도..>는 일단 인도, 인도인에 대한 시각이 따뜻하다.

인도에 관해 전반적으로 이해가 빨리 된다.

 

그동안 궁금했던 네루 가문에 대해서도... 인디라 간디가 왜 암살 당했는 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도 이슬람교권인 파키스탄과 수시로 폭탄이 오가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데...

아~ 다리 아파라~~. 무릎이 잘 견뎌 주어야 할텐데...

 

델리행 비행기에 올라 다시 네 시간을 갔다.

인도와는 시차가 세 시간 반이다. 열 다섯 시간 걸려 인도에 도착하니 밤 열시.

인천서 오전 열시 비행기로 떠났으니 여기 시간으로 밤 열시인거다.

 

배낭 여행은 처음인지라, 등에 멘 배낭 무게로 어깨가 아파온다. 최대한 짐을 줄여 왔건만...

 

델리 공항에 인도인 가이드가 나와있다.

"안녕하세요. 비카스입니다. 비키라고 불러주세요"

힌두억양에 한국말을 한다. 아직 어린 청년이다. 첫번 째 만나는 인도인이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에 가는데 와~ 왜 이리 무법천지로 달리는 지...

일정한 음률의 인도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수시로 우리에게 질문을 하며 달리는 운전기사...

 

운전을 즐긴다는데 우리는 거의 목숨을 맡긴 질주다.  앞에 앉은 샘이 식은 땀이 난다고 하소연한다.

이거 어디 구석진 곳에 숙소가 있나? 트럭도 버스도 자가용도 앞지르며 뿌연 안개 길을 용케도 뚫고 달린다.

 

숙소에 들어가니 베드가 눅눅하다. 찬 기운이 방안에 감돌아 싸늘하다.

말로만 들어 온 인도의 겨울 추위다. 첫날부터 침낭을 펼치고 구스다운을 입은 채로 잠에 들다.

앞으로 22일 간, 인도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 지 궁금함을 안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