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나눔보따리 배달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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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아래 추위가 낮게 깔린 겨울날, 아름다운 가게 일산점에서 따뜻한 기운이 퍼져 나온다. 오늘은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행사가 있는 날이다. 구정을 앞둔 일요일, 오전 9시 반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일찍 도착한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일산점 이승준 간사의 인사말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름다운 가게의 수익금으로 마련한 나눔보따리 행사를 열었습니다. 일요일인데도 이렇게 많이들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려운 분들께 물품을 전달하면서 사진을 촬영할 때는 꼭 양해를 얻고, 말씀하실 때는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유의해 주세요. 사랑은 물질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나누는 것이니까요. 쌀 배달할 때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끝까지 좋은 마음으로 배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경기도 의원이며 행신점 활동천사로 활동하고 있는 송영주 의원이 덧붙였다. “비록 작은 보따리지만, 사랑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 더 유쾌하고 즐거운 날이 되리라 믿습니다.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하여 더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일산점 활동천사(자원활동가들) 대표는 “우리 천사님들이 일 년간 고생한 보람을 실천하는 날이라 더욱 뜻 깊다”고 소회를 밝힌다. 입구에서 쌀을 나르고 있는 김기은 학생(14)은 아버지의 권유로 참석하였다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마음이 뿌듯하다고 전한다. 어느새 추위는 그에게서 저만치 물러서있는 듯하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행복은 함께 할수록 커지는 것
배달을 나가기 전, 행복설계아카데미 수료생으로 현재 아름다운가게 행신점 매니저인 나인경씨(48)와 인터뷰를 가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 행사를 여는지요?
“전국 20여 개 도시에서 3,700 세대에게 나누어집니다. 자원봉사자 3,700여 명, 차량 1,200여 대가 참여하지요. 아름다운가게만의 개별행사가 아니라, 기업이나 관공서, 일반인이 함께 나눔을 실천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어요.” - 수혜자를 어떻게 선정했나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쪽방거주자나 지원이 필요한 단체를 대상으로 지역민이나 지역 복지 단체에서 추천하여 아름다운가게 수익나눔위원회에서 선정하였습니다. 고양지역은 일산점에서 30가구, 행신점에서 30가구를 선정하였지요.”
-지난 해 아름다운 가게 실적이 궁금합니다.
“총 25억여 원의 수익금으로 저소득층환자치료 지원 24%, 저소득층주거환경개선 지원 18%, 서남아시아몬순성홍수피해 지역 지원 8%, 지역아동센타 사업지원10%, 학비지원 8% 등으로 쓰였습니다.” -아름다운가게의 꿈인 ‘모두가 함께하는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성큼 다가선 놀라운 실적입니다. 기업체에서 20년 이상 일하시다가 지난해 8월부터 비영리단체인 아름다운가게로 일터를 옮기셨는데, 차이점이 있다면요? “영리기업에서 일할 때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나 비전을 함께 공유하기보다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에 더 관심이 많았고, 아울러 목표달성을 위한 과정과 결과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아가’에서는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기에 내 실적보다는 조직의 가치에 더 관심이 많아집니다. 한편으로는 수익나눔이나 나눔보따리 행사 등을 할 때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아서 안타깝지요. 또한, 자원봉사자로 가게가 운영되기 때문에 이분들에게 배우는 것이 참 많아요. 급여를 받고 일하는 회사원들 보다 더 열정적이고, 더 자발적이고, 더 책임감이 강하지요. 매장을 마치 자신들의 분신처럼 돌본다고 할까요? 겸손하면서 자부심도 크고… 어떤 삶을 살아야 행복할지 새삼 깨닫고 있어요.”
-나눔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자신이 지닌 모든 것(돈, 물건, 재능, 시간, 마음 등)을 자신을 위해 조금 덜 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 더 나누어 함께 하는 것이 아닐까요? 나눌수록 기쁨이 커지고, 함께 할수록 행복이 커지는 것… 그러나 나눔은 생각만으로 머물지 않고 작은 실천이나 참여가 전제되어야겠지요.”
잿빛하늘을 이고 배달 길에 나선다. 골목길을 헤매며 한 집 한 집 찾아가 “아름다운 가게 나눔보따리 배달왔습니다”하니 아이들이 동그랗게 눈을 뜨고 먼저 뛰어 나온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는 성당에 다니시기에 오후에 방문하였다. 할머니는 고맙다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맨발로 뒤따라 나오신다.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로 몸과 마음이 봄볕을 쬐인 듯 훈훈해진다. 아름다운가게가 나눔과 순환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마치 새로 태어난 '아가'가 행복을 나누어주듯이…. [글/사진-정인숙 해피리포터] 아름다운가게행신점 주 소 :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709-1 무원빌딩 205호 누리집 : http://www.beautifulstore.org/ 전 화 : 031-970-8558 참여방법: 물품기증, 활동천사, 매장, 차량, 배송, 문화나눔 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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