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부터 창고 정리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만 했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창고가 너무 지저분하고 복잡하다.
애초에 좀 넉넉하게 지을 걸
너무 좁게 지은 게 아닌가 후회도 했다.
허나 이제와서 돌이킬 수는 없는 일.
방법은 선반을 증축해서 조금 크게 쓰는 방법.
나름 여러가지 구상을 하면서
필요한 목재량도 계산해 보고 했지만
문제는 운반 방법.
시골살면서 이럴 때는 화물차가 있었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일년에 몇 번 쓰자고 화물차까지 사기는 음~~~
그러다 세월이 흘러 벌써 가을.
그런데 어제 뒷집 교수님 부부가 뭔가를 끙끙 매고 들고 나오신다.
응? 책장?
어제 서랍 네 개가 달린 책장이 파손되었단다.
나무는 재활용차가 안 가져 가는데.....
그러다 불현듯 스치는 생각.
요걸 이용해 창고 선반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
어제 오후부터 작업 개시.
완성.
작년인가 선반을 대충 한 단 높혔는데 얇은 베니아판을 올려놔서인지 자꾸 처진다.
끝부분에 청색 테이프를 붙인 부분.
이번에 제법 두꺼운 목재로 한 단을 더 만들었더니 제법 견고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창고 정리 작업을 대대적으로 했다.
그런데 청소를 하다보니 뭔가 이상한게 보인다.
왜 이층 선반 위에 쌀들이 떨어져 있고 작고 동그란 이 검은 물체는? 쥐똥?
결국 창고 구서구석 여기저기 들쑤셔 처박아놨던 것들을 다 끄집어내는데
조금만 생쥐가 보인다.
아! 요놈 잡아야 하는데......
일단 나도 무장을 해야쥐~~
슬리퍼로는 생쥐의 맨발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으니 고무장화로 바꿔 신고
목장갑이라도 끼고, 나무 몽둥이 하나 들고....
근데 요 놈이 이층 선반 위로 올라가면 안되는데.......
허나 생쥐란 놈이 워낙에 재빨라서 잡을 수가 없다.
일단 창고에 있는 김치 냉장고 외에는 다 들어냈다.
ㅎㅎ 그리고 문을 열어둔 채 생쥐 박멸 작전.
사실 문밖으로 달아나길 내심 바랬는데
요놈이 나갈 생각도 안하고 구석구석 잘도 도망친다.
진땀난다.
찐순네서 만복이를 지원해 준다는 제안을 받아들일 걸.
후회막심.
몇 번의 헛탕 끝에 드디어 나무몽둥이로 한방 치는데 성공.
크하하. 그 다음 몇 번을 두들기니 생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며 숨을 거둔다.
실로 난생 처음 쥐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사실 생쥐 크기는 엄지 손가락만 했다.
며칠전 고구마 캐다가 삽질을 하는데 뭔가 꺼먼게 꿈틀거려 보니
아직 눈도 못뜬 생쥐다.
들쥐인지 아니면 두더지 새끼인지는 모르겠지만
땅 속에 있더구먼.
어째든 어제 오늘 창고 한 번 깨끗하게 정리했다.
올 숙원 사업 마무리.
사실은 동쪽 테크 담쪽으로 농기구나 잡동사니를 넣을
선반장을 만들 생각도 했었지만
이걸로 일단 올해 사업은 마무리하련다.
제법 내딴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창고 모습.
요게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는 제법 고구마 수확량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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