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검은 빛으로 다가온다.
저멀리 수평선은 보이지 않고 파도 소리만 철썩거린다.
이 길을 거꾸로 걸으며 파란 바다를 바라보던 기억.
벌써 1년이 지났구나.
내 속이 편치 않을 때 이 길을 걸으며 생각에 잠겼었다.
내 맘이 왜 시끄러운지 따질 겨를도 없이 불편한 마음이 바다로 떠내려갔었지.
작년에는 이 길을 찾지 못해 큰길로 나가서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일강정 바당올레'라는 예쁜 이름으로 단장하여 걸을 수 있게 되어 참 고맙다.
제주올레 활동가들이 일일이 손으로 돌을 골라 길을 내었다니...
처음 시작점에서는 왁자하던 소리가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송엽은 봄부터 내내 피어나는구나.
우리집 낮은 언덕에 심어야겠다.
마늘을 수확한 후에 고구마를 심는 모양이다. 밭마다 고구마 줄기가 꽂혀있다.
약근천을 건너 풍림리조트로 건너가는 길.
검은 바다를 바라보며 김민기의 '친구'를 떠올리는 순간, 어디선가 고운 노래 소리가 들린다.
진희가 곱게 노래를 한다.
노래 들으며 바위에 앉아 쉬노라니 편안해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던 사람들이 그새 모두 사라졌다.
일어서야지...
강정 앞바다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해군기지 반대 서명에 합세하고...
'그대로 냅둬유~.'란 손팻말.
먹고 살기 힘들어 개발로 달려온 세월.
이제는 옛 것이 소중해졌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이 길은 폐쇄되겠지...
엄마와 함께 아주 편안한 딸.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딸.
딸없는 사람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할 뿐.
월평포구로 나가는 길.
총 16.4 km 거리를 걸었다.
외돌개 돔배낭길에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풍림리조트를 지나며 모두 사라져 우리끼리 오붓이 걸었다.
점심은 법환포구식당에서 자리물회를 먹고...
저녁 식사에 감귤막걸리를 마시다. 달착지근한 맛.
'나는 이 길에 왜 다시 나섰을까.' 생각하다가 꿈나라로~~.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주지역답사] (0) | 2010.09.19 |
---|---|
[제주올레길5코스]남원 ~ 쇠소깍 (0) | 2010.07.10 |
[제주올레7코스] 외돌개 ~ 썩은섬 (0) | 2010.07.07 |
[제주올레8코스]중문해수욕장 ~ 대평포구 (0) | 2010.07.07 |
[문경 새재] 새도 쉬어가는 길 (0) | 2010.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