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

[도봉숲속마을] "아~빠, 사랑~해"_ Forestory 2

정인숙 2010. 5. 5. 23:45

# 4시 30분.

붉게 충혈된 눈으로 다시 모였다.

민경이와 내곡씨에게 " 눈이 빨개요. 잘 잤어요?" 하니 민경이는 까르르 웃는다.

내곡씨는 아직도 수줍어 하며 모자속에 얼굴을 감춘다.

이번 시간에는 '허브화분 만들기'다. 벌써 강당 안에 허브향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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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그램은 숲속마을 송혜선선생님이 진행한다.

"여기 앞에 있는 꽃이 어떤 꽃일까요? 모두 나와서 만져보고 냄새 맡아 보세요."

 

모두들 나가서 조심스레 만져보고 냄새를 맡는다.

"여기 이것이 로즈마리예요. 영국 여왕이 늙지 않으려고 화장품에 넣어 썼대요.

허브는 꽃도 예쁘고  많이 먹고 마시면 기분도 좋아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건강에도 좋답니다.

이번 시간에는 자기만의 예쁜 허브 화분을 만들거예요."

 

각 모듬 테이블 위에  빈 화분과 크레파스 물감이 놓여진다.

먼저 화분에 그림을 그린다.

내곡씨는 이름을 쓴 후, 온 마음을 다해 붓질을 한다.

드디어 모자챙을 뒤로 돌렸다. 선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그려간다. 화분을 완성했다.

 

한 명씩 일어나서 화분을 소개한다.

정훈이는 "하얀 눈이  내렸어요" 원구는 "색깔 눈을 그렸어요" 민경이는 "공작색~" 수민이는 "나무요" 한다.

내곡씨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로 화분을 설명한다. 기현이는 별나라 언어로 자신의 화분을 가르킨다.

현수는 아빠 생각이 나는 지 "아~빠, 사랑~해"하면서 화분을 들고 나온다.

 

예쁘게 그린 화분에다 로즈마리를 담는다.

흙을 넣어 꼭꼭 다지고 이름표를 꽂는다. 누가 제일 예쁘게 만들었을까.

송선생님이 "화분을 제일 예쁘게 만든 분은 앞으로 나오세요"하니 영우, 원구, 내곡씨가 앞으로 나선다. 

앞에 나선 덕택에 저녁식사 시간에 선물을 받을거다.

 

화분에 로즈마리를 심고 밖으로 나선다. 계단위에 한줄로 놓았다.

각자 '잘 자라다오' 기원하며 조심스럽게 물을 준다.

 

      누가 내게 묻는다면

                        - 천양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세상에서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 주저 않고 대답하리

부모, 생명, 사랑이라고, 

 

# 5시 30분. 저녁 식사 시간이다.

뒤늦게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일반 학교 식사 시간보다 훨씬 조용하게 식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함께 생활해보지 못해서 지적장애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나보다.

소란스러울 거라 짐작했으니...

 

함박스테이크, 감자맛탕, 샐러드, 나물 등이 반찬이다.

참석자들이  봉사자선생님과 함께 정성스럽게 차려진 식사를 맛있게 먹는다.  

주방을 살펴보니 할머니 한 분이 총괄하고 할아버지 두 분이 일손을 돕는다.

'여기서도 일자리 창출이 이루지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