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들어섰다. 그 옛날 1688년 5월, 선비 우담 정시한은 6일 내연산 보경사 → 8일 비학산 법광사 → 10일 옥산서원 → 11일 계정, 독락당, 정혜사 → 13일 양동을 지나 14일 경주로 탐방하면서 '산중일기'란 기행문을 남겼다고 한다.
포항에서의 우리의 코스가 고스란히 우담선생을 따라 간다.
"눈길을 밟아갈 때 어지럽게 걷지를 마라. 오늘의 내 발자취,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느니" - 서산스님.
오어사. 신라 진평왕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온다. 원효와 혜공 스님이 수행을 하며 노닐던 곳.
하루는 두 스님이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은 뒤 바위 위에 똥을 누었다. 그 똥이 물고기로 변해 모두 흐름을 따라 내려가건만 오직 한 마리만이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갔다. 혜공스님이 미소를 머금고 그 물고기를 가리키며 "저놈이 바로 내(吾) 고기(魚)로다~!"했다는 설화에서 전래된 절의 이름.
오어사는 들어서는 길목부터 "와!"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굽이 굽이 호숫물이 넘실댄다. 1961년 오어사 아래쪽 계곡을 막아 저수지를 만들어 호반의 절이 되어버렸다고... 깍아지른 절벽 위로 암자가 세워져있고 원효암, 자장암이란 표지판 따라 걷는 길을 조성해 놓았다.
봄날, 물안개 오르는 호수가 절벽을 따라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면 저 바위틈새 연초록잎과 어우러져 꿈길을 만드리라 싶다.
대웅전 문의 꽃창살. 국화와 모란꽃
절집에 가면 연륜이 느껴지는 큰 나무를 보는 것 또한 더불어가는 즐거움이다.
속살 내놓고 늠름하게 겨울을 버텨내는 배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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