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화조 청소했어요.
맨 앞쪽 칸에 꽉찬 분뇨를 퍼내시고는
작년에 왔던 분 하시는 말씀
"한 차만 풀까요, 아니면 마지막까지 세차를 풀까요?"
"원래 어떻게 하는 건대요?"
"그건 주인 맘이지유."
엉? "무슨 원칙이나 기준이 없어요?"
"싹 비우는 게 좋지유, 주인이 알아서 하세유"
그럼 중용(?)을 택해 두 차만 푸나?
한 차에 얼마죠?
"원래 한 차에 20만원인데 17만원에 해 드릴께유?"
그럼 두 차면 34만원?
""그럼 내년에 싹 치고 오늘은 두 차만 하죠."
"그러세유."
일단 기사분은 다시 온다고 출발하시고
집으로 들어와 작년 기록을 살펴보니.
어? 이럴 수가...
작년 게시판 기록에 한 차에 11만원.
세 차에 33만원.
게다가 내년부터는 한 차만 푸면 된다고 했다는 기억까지.
급히 전화해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작년에 11만원이유? 그럴 리가? 이따 가서 얘기해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분뇨 수거비용이 서산시 조례로 정해져 있더군요.
작년 12월 리터당 13원에서 15원으로 인상 결정.
그럼 8톤 트럭이면 한 차에 10만 4천원, 15원이면 12만원.
[별표 6] <개정 2011. 12. 12>
분뇨 수집․운반 수수료 산정기준
◎ 수거식 화장실, 오수처리시설 및 정화조
부과기준 |
수집․운반 수수료 |
기본요금 : 1,000리터까지 |
15,000원 |
1,000리터 초과 100리터 마다 |
1,500원 |
다시 온 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쭉~ 하니
"한 차에 11만원이면, 그 가격엔 일을 할 수가 없시유. 한 차만 푸면 된다는 이야기는 안했을텐데"
"조례에 리터당 15원이던데요."
"그럼, 한 차에 12만원으로 해유"
아니 세상에 뭐 이런 경우가....
"오늘은 한 차만 풀께요"
"뭐 맘대로 하시는데, 두째 칸에도 저렇게 쌓여있는데 안 좋은데..."
마음 약해진 나. "그럼 한차만 더 푸죠."
두 차에 결국 24만원 지불했어요.
뭔가 일처리를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
순간의 선택으로 12만원이 날라간 느낌.
칸칸마다 모두 시커먼 물로 차 있는데 미생물들은 다 죽었다는군요.
EM미생물을 넣어도 좋으냐고 물으니 좋다던데 EM제재를 넣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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