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길을 되도록 포장을 하지 말고 흙길로 만들자고 처음에 구상했었지요.
공사하다보니 차가 빠진다 하여 반만 포장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직접 가보니 잡석만 깔아서는 다니기가 무척 불편하겠는걸요.
길 전체를 포장해야지 아니면 비 내리는 날엔 꼼짝없이 갇히겠더군요.
이상과 현실이 참으로 차이납니다.
친환경으로 생태적으로 화석연료를 덜 쓰고 살자하지만,
길도 내야하고 난방도 수월치않고...
현장에서 돌아 나오는 길에 저수지 건너편 동네가 눈에 띄었습니다.
봄에 새로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벌써 지붕 올리네요.
우리보다 훨씬 진척이 빠른데요.
구경할량 들어섰습니다.
스페인식 기와를 올리고 (비싼) 아치형으로 모양을 내고 집집마다 발코니가 있더군요.
목조에 석고보드 대고 외장칠도 다해갑니다.
11월 입주 예정으로 으라차차~~, 우리 마을보다 이곳이 더 활기찹니다.
어느 분이 다가와 인사를 합니다.
건축주 대표, 김종혁씨가 주선하여 다섯 채를 짓고 있다 합니다.
서울서 교사하다가 서산으로 내려와 교직에 근무하다 올 봄에 퇴직하셨다는군요.
지인 한 사람 건네니 금세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세 사람 건너 뛸 필요도 없이 직통으로 ㅋㅋ)
앞으로 우리 마을과 족구 시합같은 단체전도 벌이고 재미있게 살자고 하시더군요.
그 마을은 저희보다 더 젊습니다.
51세가 최고령입니다 ^^.
어디로 갈까? 하다가 얼마전 TV에 방영된 황금산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얕으막한 산에 오르다가
"어머나!"
산 풀숲에 개구리 복장에 얼굴에도 숯 검뎅을 한 군인들이 훈련중이더군요.
내 놀라는 소리에 군인들도 입이 벌어지고 검정물 속에 치아만 하얗게 빛납니다.
아들이 제대하고 나니 군인이 예전처럼 살뜰하게 다가오지 않으니 에구구~~.
직선으로 올라오느라 헥헥~~. 핸드폰 사진입니다.
당집이 있네요. 바다에 안녕을 고하느라 고사를 지내는 집이라는군요.
'에이~~, 뭐 별거 없네."
돌아서 나오닥 굴금이라는 곳으로 내려갔더니
오호! 별천지가 펼쳐지네요...
자그만한 조약돌 해변, 바다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바닷물이 '촤르르륵~~'.
한 동안 앉아있다가 바닷바람이 살갗을 파고 들어 자리를 떴습니다.
황금산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은 양, 나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인적도 드물어 한적한 바닷가를 좋아하는 분들이 가시면 딱 좋을 듯 싶네요.
차를 타고 나오는 길, 해가 집니다.
갈매기 한 마리 날아주길 기다리며 앉아있다가 갈매기를 못 만나고...
서산이 의외로 넓더군요.
충남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옆에서 주지시킵니다. 궁시렁~ 궁시렁~.
다음엔 어디를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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