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

사회공헌 + 미래형 일자리 사업을 꿈꾼다

정인숙 2010. 8. 10. 09:39

사회공헌 + 미래형 일자리 사업을 꿈꾼다

                                              _ 김용정 사회공헌사업단 LET'S 단장

 

“과연 내가 누구인지 ,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상대편이 뭘 원하는지, 클라이언트 개념이 아니라 파트너로서 일해야 합니다.

어떻게 잘 해줄 수 있는 지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죠.

규범이나, 구호, 꿈, 이상만으론 되지 않습니다.

현실상황을 정확히 알고, 자신을 알고, 재조직해야 합니다.”

 

소나기가 지나간 하늘에 한 여름만의 보물,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구름을 걸친 하늘 아래 희망제작소 주홍 글씨가 햇빛에 반짝인다.

오늘, 시니어 사회공헌사업단 ‘LET'S' 운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LET'S는 ‘프로패셔널, 프로보노로 진화하다’를 내걸고, 비영리 단체가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무에 대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모인 전문직 퇴직자 그룹이다.

 

 

 

자기 성찰이 모든 일의 시작

 

자기 성찰이 모든 일의 시작이라며 공부를 강조하는 단장, 김용정(67) 선생님을 만났다.

 

김 단장은 모 언론사에 1968년 입사하여 자유언론수호투쟁운동으로 1980년에 해직되어 언론계를 4년간 떠난 기간을 제외하곤 근 35년여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이다.

노련한 기자답게 인터뷰 초반부터 지면과 형식을 점검하고 방향을 짚어준다.

 

- 지난 5월에 ‘LET'S' 발대식을 가졌는데요. 현재 조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 국제 팀과 콘텐츠 팀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교육, 재정, 컨설팅까지 확충하여 서비스를 다양화하려고 합니다. 또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려면 자체 수익 모델 창출도 미룰 수 없습니다.

단원확충과 외부 전문 인력의 영입이 절실히 요구되어 기존 행설아 출신 21명 외에 외부에서 세 분을 영입하였습니다.”

 

- 비영리단체에 일해주고 비용을 받는 것을 ‘이삭줍기’라 칭하셨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수익성 사업을 전개할 예정인지요.

 

“지금 뜨거운 논쟁거리가 지속가능성의 문제입니다. 성장, 확대를 위해 수익 모델을 찾아야합니다.

즉 조직 유지비용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거죠.

우리의 목표는 사회공헌과 더불어 다가올 고령화 사회에 알맞은 미래형 일자리 사업입니다.

 

예를 들면, 앉아서 사업을 받기 보다는 지자체에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안하는 거죠.

그러려면 먼저 저희가 NPO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각 NPO의 현황, 사회활동,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 조사 중입니다.

 

또한 정부정책이나 지자체, 대기업에선 시민 사회단체의 역할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 지 정리해야 하고요.

앞으로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퇴직한다는데 그들이 어떤 자원인지, 어떻게 활용이 가능한 지,

어떻게 네트워크를 연결할 건지도 조사해야겠죠.

사회의 그늘진 부분들, 사회를 지탱해 주는 서비스 틈새를 찾는 겁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말경에 심포지엄을 열어 양극화문제, 시니어문제를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시니어 일자리, 복지문제 등을 다루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으니까요.

 정부, 지자체, 기업과 거버넌스 형태로 사업을 확충할 예정입니다.”

 

 

 

 

‘프로보노’에 머물지 않는다

 

-단체 구성원들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LET'S’의 시급한 관건이 미션, 비전, 전략, 정체성 확립입니다. 그래야 전략이 나오니까요.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재조직, 재정비해야하고요.

 미션은 크게 보고 그 아래는 확실히, 가장 현실적으로 보고 실행해야 합니다.

 현재 4개 TF팀을 짜서 자체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전을 읽는 것은 우리가 어떤 체제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아는 것 입니다.

시장 경제와 신자유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지금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보는 거죠.

 

‘LET'S’는 공동체 사회가 깨어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서비스, 새로운 노동 구상, 제3 섹터를 강화하는 자발적인 조직화, 재능을 나누는 프로보노에 머물지 않고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준비해야 하니까요.

실제적으로 작은 일부터 시작해도 그 내면은 멀리 내다 봐야 하는데, 그 힘을 고전을 읽는 데서 찾을 수 있어요. 바로 성찰의 힘이죠.”

 

‘의견은 자유지만, 팩트는 신성하다’를 신조로 살아 온 기자여서인가.

 한 가지 이야기할 때, 개념부터 의심하고 파고 들어가는 힘이 느껴진다.

 

 

 

김단장은 ‘행설아’수료 소감을 ‘서(恕)’로 시작한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마라. 다름도 인정하고 허용도 인정하는, 남과 상생, 화(和)의 개념이다.’라고 풀면서 인생 후반을 살면서 항상 새겨둔다고 전한다.

 

또 ‘석과불식(碩果不食)’을 인용하며 희망 씨앗을 잘 키워야한다고 강조한다. 인생 후반 30년은 지나 온 60년 보다 더 길고 어느 정도 축적된 시간이라 더 의미가 있다며 …

 

중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까지 유도로 다져진 다부진 체력 덕택에 크게 건강 염려를 하지 않는 강철 체력. 여가 시간에 무슨 일에 전념할까 궁금하였다.

 

“‘영리더스 아카데미’가 9월 새 학기를 시작합니다. <세계 체제와 시대정신>을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예정이죠. 지금 읽을 책이 30여 권 쌓여 있습니다. 그걸 준비하면서 내가 얼마나 무식한지 깨닫죠. 책 선정하고 강의 준비하며 보냅니다.”

 

참! 김용정 단장은 ‘영리더스아카데미’선생님이다. 공부하고 가르치고 기쁨을 나누는 생활이다. 학생들 이야기를 하자, 갑자기 얼굴이 밝아진다.

 

 

 

 

 

“앞으론 개방, 소통, 공유의 소셜 웹 시대입니다.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공유하여 기쁩니다. 저와 학생들이 함께 일취월장한다고 할까요. ‘가르치는 일이 이렇게 엄숙하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새해에 학생들이 인사하러 왔는데 굉장히 기뻤고요. 하하”

 

[글 _ 정인숙, 해피리포터, 사진 _ 나종민, LET'S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