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

희망의 홀씨를 퍼뜨리는 민들레 씨앗처럼

정인숙 2009. 11. 19. 15:45

 

 

 

 

“꿈꾸는 민들레는 바람이 거셀수록,
더 말리 더 많이 희망을 싣고 퍼져만 갑니다.
희망의 홀씨를 퍼뜨리는 민들레 씨앗처럼
희망제작소를 후원하는 희망씨들이 더 많이,
더 널리 퍼뜨려지도록……”(위촉장 전문 중)


초겨울 저녁, 어둠은 빠르게 스며들었다. 어둠을 아랑곳 않는 도시 사람들로 번잡한 명동역 주변에서 ‘민들레 사업단’이 첫 모임을 가졌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근처에서 ‘모금전문가학교’를 꾸리다가 저녁시간 짬을 내서 참석하였다.

 

“민들레 사업단은 온 세상의 민들레 홀씨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올해 희망제작소는 회원에 의존하는 조직으로 재탄생하니 만큼 민들레사업단 분들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글 쓰시는 분, 방송전문가, 전화응대 등 다양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길 바란다. 인생의 연륜이 쌓인 분들이라 다양한 활동을 해주시라 믿는다. 또 일방적으로 저희가 받지만 않는 관계…… 희망제작소에서도 민들레사업단에 많은 것을 드리고 민들레 사업단도 희망제작소에 많은 것을 주시는 그런 관계가 되길 바란다.”


 

민들레 사업단은 각자의 역량에 따라 후원회원을 취재하고, 신규회원과 장기 후원자에게 감사 전화를 드리고, 상임이사의 강연을 지원한다. 이어서 단원들과 연구원들은 희망씨들과 직접 현장에서 마주친 그동안 활동 소감을 나누었다.

강숙희 단원은 매주 이틀 시간을 할애하여 회원들에게 전화로 희망제작소의 다양한 활동들을 전한다. 강숙희씨는 전직 교사였던 만큼 학생회원들에게 더욱 애틋한 마음을 나타낸다.

 

“특히, 고등학생, 대학생 등 학생들이 후원 지원을 해주니 무척 고마웠다. 지난 번, 고대 강연에서 어느 학생이 해외에 파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대학생 회원들의 경우 진로를 코칭하거나 멘토로 할 수 있는 강연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고등학생 후원회원에게는 상임이사님이 직접 전화를 해 주시면 성장기에 큰 멘토가 되지 않을까 한다.”


 

박 상임이사는 전화응대 사항을 메모해서 공유하면 희망제작소 소개나 투어 등 더 좋은 방법이 나올 거라며 직접 전화하면 좋을 사람을 표시해서 주면 꼭 전화하겠노라고 약속하였다.

 

PD로 일하는 서정호 단원은 지난번에 구두수선공 이창식 선생님과 인터뷰한 감동을 나누어주었다.

 

“기사 내용을 코팅해서 가게에 걸어 놓을 수 있도록 선물로 드리면 어떨까. 관심 있는 손님들이 가입하도록 회원카드도 함께 드리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고등학생들이 수능 끝나고 나면 공백인데,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천사랑클럽’ 담당자 이선희씨는 “청소년기에 꿈을 키울 여지가 없이 시험에만 매진하다가 대학에서 별안간 꿈에 대해 묻는다.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좋을 듯하다”며 서울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만들면 좋겠다고 관심을 나타내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강연행사에 힘을 보태고 있는 강민숙 단원은 수능을 앞 둔 고3 학부모답게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지대하다.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에 강의를 나간다. 꿈에 대해 이야기하자 하니 8명 중에 1명은 간호사, 1명은 미용사라 하고 다른 아이들은 꿈도 꿔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학교만 왔다 갔다 하고 주말에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영등포 지하상가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 다양한 직업을 접하고 직업에 대해 꿈을 꿀 기회가 필요하다.
봉사도 자신이 관심이 있는 영역에서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면 좋을 듯하다. 반년 전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어느 곳에 가서 봉사를 하면 좋을 지 물어보니 우물쭈물 거린다. 대학에 가서도 봉사와 나눔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을 듯하다.”


 

세상 곳곳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은 대학에 실패한 학생들을 위한 ‘좌절금지’코스도 넣어야한다고 거든다. 참석자들이 토론에 열중하다보니 식탁에 놓인 음식이 식어간다. 박 상임이사는 어느 틈에 오가는 이야기를 수첩에 메모하며 생각에 몰두한다.

 

“청년들을 위한 캠프를 만들면 좋겠다. 고등학생들이 수능 끝나고 나서 공백 기간에 들을 수 있는 8강좌를 만들어서 4주 정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면 어떨까. 인생의 첫 관문에 들어선 자를 위한 코스(학문의 세계). 직업을 소개해 주는 캠프, 좌절금지 코스 등. 좌절금지 코스에는 <견디지않아도 괜찮아>,<괜찮아 살아있으니까> 저자들이 강연하면 좋을 듯싶다. ‘대학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강의도 좋고. 외국에는 부자들에게 돈을 받아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교도 있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은 큰 그릇이 되지 못하니 아이들을 위한 리더십 코스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윤재훈 단원은 희망제작소 프로그램은 진실하고 가식적이지 않아서 좋다며 지난번에 인터뷰이로 응한 일을 즐겁게 이야기한다.

 

“레이서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여 덕수궁 쪽으로 자전거 타고 나가 인터뷰에 응했다. 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회원 분들을 취재하며 좋은 시간을 가질 것 같다. 오늘도 사회적 기업 전국적 모임이 있는데, 기사화하면 좋을 것 같다.”

 

한순웅 팀장은 앞으로 다양한 행사를 소개해 달라며 후원회원 산행 대장으로 윤재훈 단원을 추천하니 윤단원이 흔쾌히 응하였다.

덧붙여 한 팀장은 “희망제작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제작소를 상징하는 독특한 음료를 대접하려한다”며 “지난번에 실시한 '김치찌개 Day'에 후원회원들 반응이 좋아서 매월 행사를 가질 예정이고 11월 25일로 잡혀있다”고 알리며 방문투어 아이디어를 나누고자 하였다.

자원 활동가의 눈은 예리하다. 강숙희 단원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동네를 가로 질러 가는 주민을 보고 어떻게 하면 후원자로 유치할 수 있는지 고민하였다고 말한다. 이에 강민숙 단원은 주부 입장에서 지역주민들에게는 강의료를 할인해주자고 제안한다. 서정호씨는 마포구를 예로 든다.

“시민단체를 왕래하는 분들은 교수님, 예술가 등 다양해서 동네 분위기가 좋아지니 영화 등으로 편집해서 주민들에게 신고식 할 때 동네가치를 높일 수 있다. 마포구가 좋은 일례다. 시민단체 ‘성미산 사람들’ 이미지가 긍정적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또 요즘 아이들은 영상 등에 관심이 많으므로 가볍게 접근하는 소개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어느 덧 밤은 깊어간다. 팀원과 단원들 간의 우애를 다지자고 가볍게 모인 자리가 열띤 회의장으로 변해갔다. 귀한 시간을 쪼개어 나온 열의가 그대로 반영이 되었다고나 할까.

 

김슬아 연구원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위촉장과 책을 받아들었다. 우리 사회에 희망제작소가 존재함을 감사히 여겨 희망의 창을 함께 열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날 일이 기쁘게 다가온다. 민들레 홀씨는 아스팔트 틈새에도 뿌리 내려 노란 꽃을 피우 듯, 즐겁게 꽃을 피워나가야겠다.


∙민들레사업단 정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