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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대한다

정인숙 2019. 11. 20. 18:47

 

 

 

"내 성별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목을 밟고 있는 발을 치워달라는 것뿐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여성 대법관.  이렇게 훌륭한 여성이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벽을 느낄 때, 이 여성은 하나씩 하나씩 격파해 나갔다. 그것도 분노하지 않고 조곤조곤 법으로 따져 들었다. 백 년 동안 당연시 되던 미국내 성차별 법안을 변함없이 일관되게 바꿔나간 사람. 미국에서 선구적으로 이루어지니 우리도 알게 모르게 혜택을 입었다.  여성 할당제, 사관학교 여학생 입학, 동등한 임금 등 우리생활 속에서도 지난 50년 간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루었던가.


긴즈버그의 삶이 더 감동적인 것은 내내 일관된 진실함이다.  원칙을 꿰뚫는 힘, 그리고 같은 길을 가면서 아내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게 지지해준... 그것도 긴즈버그에게 부족한 유머와 친화력으로 아내에게 여유로움을 선사해준 남편도 긴즈버그의 이러한 능력을 높이 평가해주었다.


35년생인 그녀는 하버드 로스쿨, 콜럼비아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로 활약하다가 60세에 미국 역사상 두번 째로 여성대법관으로 임명되어 빌 클린톤 대통령의 손을 잡고 나아가 지금도 은퇴하지 않고 '나는 반대한다'며 소수 진보 대법관의 목소리를 낸다.  트럼프 대통령 임명 이틀 후에,  오페라에 직접 출연해 자신이 작성한 연극대사를 읊는다. 트럼프는 사기꾼이라고.  트럼프는 종신직인 대법관 자리를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현재 진보4, 보수5인  구성원중 진보인 긴즈버그 대법관과 히스패닉계인 또 한 명의 여성 대법관을 은퇴시키고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보수인물로 채우려한다. 그러면 이민법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겠지. 자신도 남의 땅에 들어와 사는 이민자의 아들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