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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정인숙 2013. 12. 13. 12:04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이 얇게 쌓여있다.

시간은 6시 반. 남편은 옷을 챙겨 입고 밖에 나간다. 눈 치우기 작업하러.

 

어제는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오늘은 눈으로 바뀌었다. 기온이 그만큼 내려갔다는 증거겠지.

엊저녁에 병아리 네 마리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남편이 걱정서린 얼굴로 닭장 주변을 살폈다. 요즘은 일찍 어두워져서 5시경이면 다들 집안에 들어가 있어 일찍 문을 닫아주는데.. 병아리가 안들어오다니...흑!

애기 병아리도 아니고 꽤 컸는데 집을 못 찾는 겅도 아니고 못된 놈한테 잡혀 먹었나 .. 불쌍해서 어쩌나!

옷을 단단히 여미고 동네 여기저기를 살펴보았다. 어디선가 삐약 소리가 들리는거 같아 가보면 바랑개비나 물 소리. 허망한 마음만 웅켜잡고 집으로 향한다. 바람은 더 거세지고 그만 우산이 훌러덩 뒤집어진다. 에구구 새우산인데... 살이 세 개나 부러졌다~~ㅜ.

 

하루종일 눈이 오려나보다. 지금 눈발이 다소 약해지니 남편이 다시 눈치우러 나간다. 뒤따라 나가보니 박선생님도 눈을 치우고 계신다. 부지런하고 착한 분들이 모여사는 우리 마을^^.

새벽에도 벌써 많이 치워놨단다. 서로 서로 조용히 치워놓으니 새벽에 더 일찍 일어나려는 작은 소동까지 일어난다.

 

눈이 이렇게 내리니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뜨뜻한 자리 찿아 책 한 권 꿰차고 눕는다. 오늘 피아노 레슨과 한의원은 취소다.

 

며칠 전 '정글만리'를 다 읽었다. 어렴풋이 생각하던 중국에 대해 자세히 짚어주었다. 소설을 다 믿어야하나하는 의구심도 버리게 한 책이다. 무섭게 달려오는 중국이란 말이 실감난다. 조정래작가는 노구의 몸으로 중국 곳곳을 헤짚고 다니며 이 글을 썼을테니 다시금 존경스럽다. 4권이 기다려진다. 작가분이 건강하시길 빌뿐.

 

'관상 '은 정글만리보다는 깊이가 떨어지지만 새로운 세계를 알려준다. 상판때기란 말이 여기서 유래되었구나 하는 깨달음도. 주인공이 어떻게 수양대군 이하 조선초 인물들과 연결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

 

싸락눈보다 더 작은 눈이 살살 내린다, 창밖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