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시니어어워즈’ 행사에 다녀와서
-2009. 12. 16
#1 지난 1년 동안, ‘행설아’는 나에게 무엇이었나. ‘행설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조계사로 향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여는 ‘해피시니어어워즈’. 행사가 열리는 조계사 전통문화예술회관에 다다르자 반가운 얼굴들이 보입니다. 한 시간 여 답을 못 찾던 차에 퍼뜩 답이 떠오릅니다.
‘그래, 사람들이야. 따뜻한 사람들!’
날씨가 급작스레 추워진 탓인지 아직 식장 안이 썰렁합니다. 작년에는 유명 정치인들까지 합세하여 거창한 행사를 치렀는데, 오늘 회원들마저 이렇게 자리를 비우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도 생깁니다.
4시가 다가오자, 사회자 오한숙희씨가 인사를 올립니다. 글과 목소리로 대중들과 친근한 분답게 먼저 큰 소리로 인사를 청하여 분위기를 띄우네요.
“오늘 사회를 맡아달라고 하여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반갑습니다. 박변호사님의 새로운 직업이 디자이너시네요. 소셜디자이너. 사회를 디자인하는 사람… 여러분도 같이 그 길을 가시고 계십니다. 오늘 시상식에 작년에 수상하신 세 분이 금년 시상식 준비에 많이 도움을 주셨다는 소식에 벅찬 감동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일을 주관하고 계신 홍선미 교수님, 해피시니어 사업을 꾸준히 할 수 있게 지원해주신 대한생명 송영신 상무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회자는 참석자를 소개하면서 오늘 행사를 초반부터 맛깔나게 이끌어 갑니다. 마치 동네 아줌마들을 모아놓고 수다 떨듯이 자연스레 행사를 진행합니다.
“해피시니어 사업에 이제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2006년 12월에 전문직퇴직자를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실행하였습니다. 그동안 2년간 약 11개의 정규교육을 실행하면서 306명이 수료하였고 약 49%가 대표, 상근활동가, 전문위원, 자원봉사 등 다양한 형태로 NPO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NPO리더십 워크숍, 경영학교 과정을 운영하였고, 500여 단체의 정보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지역에 이런 과정을 확대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니어 사회공헌 센터를 만들어 보조하려고 합니다.”
홍선미교수님이 “이 모든 사업에 바로 여러분이 후원자이십니다”하며 참석자들의 소속 의지를 한껏 높이십니다.
이어 최상용 심사위원단장님이 단상에 올라 심사위원의 고충을 전하십니다.
“희망과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희망을 만든다’는 확고한 신념에서 태어나 이런 좋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피시니어어워즈’를 ‘해피시니어상’으로 바꾸면 일반인들에게 더 쉽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하니 사회자를 비롯하여 여기저기서 “찬성이요”하시네요. 내년에는 명칭이 바뀌겠는데요.
“지난 10월 26일부터 한 달 동안 공모하여 선정하였습니다. 첫 째는 희망씨앗상, 두 번째는 새삶개척상, 세 번째는 행복나눔상입니다. 이 상을 받지 못한 분들께는 장자크 루소의 이야기로 위로를 드립니다. 루소는 수상에서 탈락하였지만, 깊은 사색으로 위대한 고전 <사회개혁론>을 남겼으니까요. 수상자분들께는 더 큰 사명감을 기대합니다.”
사회자는 “저희 어머니가 80이신데 6년 전부터 화가로 등단하셨습니다. 인생에 여생이 어디 있습니까. 순간순간이 다 중요하잖아요? 흐르는 물 어디를 자를 수 있겠습니까”하시며 수상자 영상으로 안내하고 제안까지 합니다.
“요걸 그대로 갔다가 초중고 대학까지 필수 상영 프로그램으로 삼았으면 좋겠어요. 참 좋습니다. 그런데, 오늘 참 특별히 이 부상을 마련하기 위해 작년 수상자분들이 성금을 내 주셨다고 하여 이 자리가 더 따뜻한가 합니다.
부상인 행운의 열쇠에 온정이 녹아있습니다. 올해 희망제작소의 어려운 사정을 헤아려 십시일반으로 내 놓으셨겠지요.
우리시대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시는 당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희망씨앗상’은 공동수상자입니다. 먼저 희망도레미 대표 한석규님이 오르셨습니다. 늘 밝은 얼굴과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감싸며 상임이사님 못지않은 아이디어 뱅크로 활기차게 사시는 분입니다.
“행복설계아카데미 교육과정이 제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변하길 원하면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닿았습니다. 하지 않는 일에 대한 후회가 한 일에 대한 후회보다 더 클 테니까요. 상의 이름에 버금가게 앞으로 더욱 잘 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작년도 수상자 서재경님이 상장과 부상을 안겨드립니다. 사회자는 “황금 한 냥이 반짝반짝 빛나게 보여주세요. 금 값 비싼데~~이 금은 더 비쌉니다”하시며 분위기를 이끕니다.
‘희망씨앗상’ 또 한 분의 수상자는 달팽이 건설 대표 박영규님이십니다. 달팽이 건설의 원칙으로 이미 공감을 많이 얻고 있는 기업입니다. 사회자가 달팽이가 건설업체 이름으로 딱 맞는다며 마이크를 건넵니다.
“달팽이는 1가구 1주택이고 자기 몸짓에 비해 큰집을 절대로 갖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주거권을 실현하기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희망을 계속 뿌려달라는 사명감으로 받겠습니다.
객석에서 공감의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박영규님은 얼굴가득 웃음을 지으시며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호기 있게 말씀하십니다. 젊은 시절부터 해외입양아들의 부모 역할을 하셔서 그런지 순수함이 가득 묻어납니다.
수상자들이 따뜻함이 전해져서일까요. 얼핏 홀 안을 둘러보니 어느새 참석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모두들 만면에 미소를 띠시고 오늘의 수상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십니다.
사회자는 “이런 분들의 봉사 때문에 우리사회가 따뜻해지나 봅니다”하며 해피시니어 사업을 내년에도 대한생명에서 계속 지원하는지 집고 넘어갑니다. 송영신 대생 상무님이 큰소리로 “내년에도 합니다”하시며 답을 주시네요. 노련한 사회자가 이끄는 힘이 막강합니다.
다음은 ‘새삶개척상’ 수상자 윤종태님이 말씀하십니다.
“40년 만에 고향에 내려가 보니 ‘아힘나평화학교’에서 일손을 필요로 하더군요. 저기서 영상을 찍고 있는 학생이 혼자서 북한에서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를 거쳐 맨발로 왔습니다. 앞으로 농업을 공부하여 통일의 일꾼으로 자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하고 생활하려고 내려갔는데 더 급한 것이 어르신 문제입니다. 70세가 넘어 혼자 외롭게 사는 분들이 한 마을에 반 이상입니다. 싱글(싱글벙글) 사나마을(사랑나눔마을)을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25채를 목표로 만들고 있는데 현재 10채가 들어섰습니다. 실지로 일을 해보니 퇴직자들이 할 일이 정말 많더군요.”
제도권 밖의 사람들을 감싸 안고 마을을 만드시면서 담론의 장을 열고 싶으시답니다. 여럿이 함께 해 나가면 훨씬 큰 힘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작년도 수상자 서경수님이 곁에서 축하를 해 주십니다.
사회자가 “웃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는 멘트와 함께 ‘행복나눔상’ 수상자 김대철님이 등장하시네요.
“봉사의 의미로 봐서도 저는 5년밖에 안된 진짜 주니어입니다. 이 상의 의미는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겠습니다. 저만이 아닌 활동천사 5천 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주)아이정보기술 대표로 일하시면서 시간을 쪼개 아름다운 가게 활동천사, 자원봉사교육 강사, 전문직봉사단강사로 나눔을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주변의 CEO들이 이 활동에 참여토록 권유하여 취약지구에 CCTV설치도 무료로 해주고 있고요.
작년도 수상자 송래형님이 반갑게 인사하십니다. 사회자가 상장과 부상이 사진에 잘 나오도록 PD역할까지 하시네요. 뜻 깊은 시상식의 따뜻한 사회자로 딱 맞춤입니다.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피니 얼굴에서 아름다움이 피어납니다. 맑은 심성이 드러나는 웃음을 이곳에서만 나누기에 아까울 정도입니다.
가수 임지훈씨가 축하공연을 펼칩니다. 이층에서 내려다보니 임지훈씨도 뒷머리가 많이 빠졌네요. 세월은 누구에게도 빗겨가지 않나봅니다.
“행복도 성적순이 아니고 나이순이 아니고 훌륭하신 선생님들 마음 받아듣고 흐뭇했어요. 희망제작소가 커다란 희망의 뿌리를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하며 ‘상록수’를 선사합니다.
이어 “시니어 세대는 편지로 사랑과 낭만을 나누던 멋진 세대입니다”하며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봄날은 간다’를 구성지게 부르니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연륜이 쌓여 귀와 눈, 가슴이 열려야 이 노래의 깊이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사회자가 어머니 전시회를 소개하면서 주제가 ‘봄날은 왔다’였다고 전합니다. 인생의 봄날은 시기가 언제이든 내 안에서 피어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를 나누며 서로 용기를 주시는 해피시니어 모든 분들께 다가올 봄날을 기약하면서 1부 행사가 끝났습니다.
#2 경복궁뷔페에서 축하연 겸 해피시니어 송년회를 열었습니다. 들어서니 행설아총회에서 수고하여 오색 풍선아래 각 기수별로 자리를 배정해 놓고 명찰도 만들었네요. 모이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항상 세심히 배려하시는 허 호 회장님의 마음이 엿보입니다.
축하연의 사회자는 9기 이갑수 선생님이십니다. 파마머리, 노란 넥타이... 전문 사회자답게 준비하셨네요. 예감이 좋습니다. 박원순 상임이사님의 “지구는 차갑게, 사랑은 뜨겁게” 선창에 맞추어 모두들 잔을 높이 드셨습니다.
어디를 가나 싱글벙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각 기수별로 인사를 하고 제일 많이 참석하신 10기 선생님들께 선물로 와인이 안겨졌습니다. 우리 팀에서는 총 인원수를 고려하여 출석률로 잡아야한다고 투정을 부리시고…
각 기수별로 장기 자랑이 이어졌습니다. 노래에, 춤에… 숨겨놓은 끼가 다 나오는군요.
1기 김신형 선생님, 류형모 선생님, 최혜정 선생님 … 3기 회장님과 총무님의 환상적인 노래와 춤, 4기 4기 최선생님 댁 부부는 멋진 노래솜씨로 좌중을 압도하십니다. 홍정구 선생님은 광주 비엔날레에서 활동하시다가 올라오셨다는 데 최신 펑키스타일로 변신을 하셨네요. 5기엔 장영현 선생님이 분위기를 끌어가시고 6기에서는 머리띠를 하신 연제훈 선생님 주도하에 모두 나와서 춤으로 압도합니다. 7기… 8기… 9기… 10기… 11기…
희망제작소 팀은 상임이사님의 노래에 맞추어 백댄스를 추십니다. 혜은이 강선생님의 ‘열정’ 노래로 또 한 차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젊은 연구원 재흥씨는 ‘위하여’를 소리 높여 답가로 불렀지요.
아 참! 중간에 행설아 수상도 하였습니다. 카페에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 분들께 예쁜 상장과 아름다운 선물을 안겨주시네요. 저도 받았습니다. 글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좋은 글을 짓고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는
참 고마운 사람,
정인숙
1부 행사에서 시루떡으로 커팅을 하였는데, 이것도 일일이 봉지에 담아 안겨주시고요. 떡을 가지러 갔더니 유시주소장님이 소매를 걷고 떡을 담으십니다. 인턴과 소장이 어우러져서 일하는 분위기… 이런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 오늘 백여 분이 참석하여 이렇게 흥을 돋우오나 봅니다. 상임이사님과 팀장님은 이 테이블 저 테이블로 다니시며 인사를 하고 덕담을 나누시네요. 만나서 반갑고 같은 길을 가는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오가기에 따뜻한가 합니다.
여흥의 시간이 끝나자 오늘 참가자들에게 상을 주시네요. 대상은 4기 최선생님 댁 부부, 인기상은 10기 황순영 선생님. 참가상은 모두에게. 해피시니어가 주최로 하는 행사에는 항상 따뜻함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쏟기에 가능하겠지요. 전경배 사무국장님이 꼼꼼히 행사를 챙기는 가운데 9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헤어질 시간. 내년을 기약하며 서운한 마음을 나눕니다.
올해, 행설아 덕택에 조금 더 행복했소라는 눈빛을 교환하면서.
그날 밤, 추위가 몰아치는 경복궁 근처에서 집에 돌아가시지 못하고 서성이는 행설아팀들을 만났습니다. 선생님들, 몇 번 마주치셨는지요?
[글/ 해피리포터 정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