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 리쓰린 공원
리쓰린 공원은 원래 행선지가 아니었다. 다니다보면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법. 우리는 더이상 숲속을 헤메기 싫은데다 좋은 분을 만나 쉽게 리쓰린 공원에 갔다. 일본 삼대 공원중의 하나라는 명성답게 여기저기 눈을 둘러보아도 잘 정돈된 조경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도중에 한국인 관광객을 만났다.벌써 삼일째 마주쳐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대학 입학 50주년 기념으로 단체 여행을 나섰다는 이십 여명의 아주머니들이다. 우리도 저 나이에 어디론가 가자고 약속하며 그분들과 안녕을 고했다.
소나무 가지를 이렇게 꼬부랑거리게 만들려면 얼마나 수고로울까.
지나칠 정도로 깨끗하고 잘 단장되어 있어 그저 눈만 보내면 된다. 한 시간여 돌아보니 살짝 질리기도 한다. 밖으로 나와 숙소에 가기 전에 도쿠시마에 다녀오자고. 시코쿠는 4개현으로 이루어져있다. 카가와현, 도쿠시마현, 에히메현, 고치현. 이중에 도쿠시마에는 다녀올 계획을 잡지 않았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를 가져 모든 열차가 무료이니 도쿠시마도 한 번 가보자고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미애가 힘들테지만...^^.
리쓰린역으로 가기 전에 먹을거리를 찾아 마을에 들어섰다. 식품점을 하나 찾았다. 알러지 방지 유기농 식품 전문점... 과자를 몇 개 사니까 테이블 위에 녹차를 따끈하게 타서 마련해준다. 바람이 점차 세게 불어 우리가 추워하는걸 주인이 알아차리고 은혜를 베푸셨다. 오늘은 여러모로 은덕을 입는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따뜻해진다. 고소하고 뒷 맛이 아주 깔끔한 과자도 맛있다.
도쿠시마에 도착하니 벌써 어둑해진다. 5시 정도만 되어도 일찍 어두워지고 길거리도 전기를 절약하느라 그런지 어둡다. 역 근처에서 쇼핑센터 발견! 첫날부터 보온병 사려고 돌아다녔으나 실패했다. 쇼핑센터에 올라가니 보온병이 종류별로 좌~악 진열되어있다. 야호! 보온병 사고 주방기구도 사고... 환율이 떨어져 그런지 한국과 비교하여 전혀 비싸지가 않다. 쇼핑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이러다 돈이 부족하겠네 쯥! 도쿠시마엔 쇼핑하러 왔나?
7시경에 역 근처 음식점에 가서 도쿠시마라면과 우동, 생선구이를 먹다. 다카마쓰에 돌아오니 한 밤중이다. 무거워진 다리와 눈꺼풀을 달고 숙소에 들어오다. 피곤! 피곤!